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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복서' 알리 손자, 프로복싱 데뷔전서 TKO승..."할아버지 유산 잇겠다"

이석무 기자I 2021.08.16 16:02:15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손자인 니코 알리 월시가 프로복싱 데뷔전에서 1라운드 TKO 승리를 거둔 뒤 어머니인 라쉐다 알리 월시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6년 세상을 떠난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손자인 니코 알리 월시(20)가 프로복서로 데뷔해 1라운드 TKO승리를 거뒀다.

알리 월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프로복싱 미들급 4라운드 경기에서 조던 윅스를 1라운드 1분 49초 만에 물리쳤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이 날 경기에서 알리 월시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흰색 트렁크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치 할아버지의 강펀치를 물려받은 뒤 강력한 오른손 훅으로 첫 번째 다운을 뺏어냈다. 이후에도 알리 월시의 연속 펀치가 이어지자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알리 월시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관중들은 마치 알리가 되살아난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알리! 알리!”를 외치며 새로운 알리의 승리를 기뻐하했다.

사실 알리 월시는 원래 복싱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엄청난 명성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그에게 복싱을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았다, 주위 환경이나 상황이 그를 복싱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뛰어난 운동신경도 한 몫 했다.

알리 월시는 “내가 어떤 스포츠를 하든 할아버지를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할아버지의 뒤를 잇는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무하마드 알리는 20세기 최고의 헤비급 복서로 이름을 날렸다. 세 차례나 헤비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고 수많은 명경기를 남겼다. 특히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그의 명언대로 100 kg이 넘는 큰 체격에도 불구, 마치 경량급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풋워크와 날카로운 펀치 스피드로 상대 선수를 쓰러뜨렸다. 통산 61전 56승(37KO) 5패의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무하마드 알리는 단순히 복서로서만 명성을 드높였던 것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웠다. 특히 인종차별에 맞서 싸웠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포츠를 뛰어 넘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무하마드 알리는 32년간 파킨슨병과 싸우다 5년 전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딸인 라일라도 여자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으로 활약했다. 알리 월시는 무하마드 알리의 또 다른 딸인 라쉐다의 아들이다.

알리 월시는 이제 데뷔전을 치른 신인이지만 이미 최고의 스태프가 함께 했다. 이날 프로 데뷔전의 프로모터는 밥 애럼이 맡았다. 현재 매니 파퀴아오의 프로모터이기도 한 애럼은 무하마드 알리의 선수 시절 프로모터이기도 했다.

올해 90살의 고령임에도 여전히 거물 프로모터로 활동 중인 애럼은 “무하마드 알리의 손자를 홍보하는 것은 내 인생의 마지막 일이 될 것이다”면서 “1966년 계약했던 무하마드 알리가 55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복싱 프로모터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면 과연 믿을까”라고 말했다.

알리 월시를 지도하는 트레이너는 슈거힐 스튜어드라는 인물이다. 스튜어드는 현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자 무패 행진 중인 타이슨 퓨리의 트레이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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