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12부→1부 프로行 사다리…독일 축구의 힘 '풀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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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5.10.23 10:19:17

[승강제가 답이다]1-①독일의 성공에서 배운다
2200개 리그, 3만개 팀 활동
실력만 있으면 최고단계까지 승격
하키·핸드볼 등 대부분 종목 도입
K리그 승강제 정착, 팀 창단 경쟁
정부, 11개 종목 승강제 확대 지원

대한민국 스포츠에 새 바람이 분다. 승강제는 ‘경기력에 따라 팀이 상·하위 리그로 오르내리는 제도’다. 흔히 ‘스포츠 피라미드’로 불린다. 더 넓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열어 리그의 건강한 성장과 지역 균형, 시장 자생력을 키우는 장치다.

한국에서는 승강제의 의미가 더 크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하나의 사다리로 묶어내는 통합 구조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 체육회로 합쳐진 것이 통합의 시발점이었다면, 승강제는 그 통합을 실질적인 결실로 완성할 열쇠다.

제도가 안착하면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참여 저변이 넓어지고,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아직 재정·인프라·제도 보완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승강제가 한국 체육의 체질 개선과 새판짜기에 있어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데일리는 한국형 승강제가 나아갈 길을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많은 축구팬들이 평일 오전에 열린 묀헨글라트바흐 팀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관전하고 있다. (사진=이석무 기자)
[묀헨글라트바흐(독일)=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독일 헤센주 다름슈타트에 브리타 아레나. 관중석 1만5000석 정도에 불과한 작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독일 프로축구 3부리그 경기. 20대 젊은 팬부터 70~80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팀인 SV 베헨 비스바덴을 열렬히 응원한다.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만큼의 화려함은 없다.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열정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경기장이 작고 그라운드와 가깝게 붙어 있다 보니 현장감은 더 뜨겁다.

비스바덴은 2년 전 2부리그인 ‘분데스리가 2’ 승격을 맛봤다. 1926년 창단 이래 구단 역사상 가장 빛났던 순간이었다. 2부리그에 머물렀던 시간은 한 시즌뿐이었다. 지금은 영광의 시간을 꿈꾸며 다시 올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독일 축구계를 떠받치는 거대한 피라미드가 한국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00개가 넘는 리그와 3만 개 이상의 팀으로 구성된 독일의 승강제 시스템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독일의 스포츠 생태계는 축구를 비롯해 농구, 핸드볼, 배구, 하키, 럭비 등 대부분 종목에서 분데스리가라는 최상위 리그를 정점으로 한 완전한 승강제를 운용한다. 이 시스템은 ‘꿈의 사다리(Die Traumleiter)’라고 불린다. 팀 규모나 재정 상황에 관계없이 모든 구단에게 상위 리그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 승강제의 핵심은 ‘공정성’에 있다. 상위와 하위 리그 간 승격·강등 기준이 명확하고, 플레이오프까지 투명하게 운영된다. 유소년부터 지역 아마추어팀까지 이론적으로 최고 단계에 도전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를 갖췄다. 독일은 3부리그부터 프로로 인정하며, 이후 각 지역 단위로 리그가 분화된다.

하지만 실력만으로는 승격할 수 없다. 각 팀은 시설, 재정, 인프라 등 상위리그 진출을 위한 ‘라이센스’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때 안정환이 뛰었던 MSV 뒤스부르크는 재정난으로 프로팀 라이센스를 거부당해 4부리그까지 추락했지만, 현재 3부리그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경제적 유인도 강력하다. 크리스티안 코케 뒤스부르크 마케팅 총괄책임자는 “3부리그 팀들은 균등하게 약 120만 유로(약 20억원)를 받지만, 2부리그 최하위 팀도 약 1000만 유로(약 165억원)를 번다”고 설명했다. 스폰서 기업의 규모도 지역 중소회사에서 글로벌 대기업으로 달라진다.

한국 스포츠계도 승강제를 통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축구는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압박으로 시작된 승강제가 이제 완전히 자리잡았다. 초기 ‘2부로 떨어지면 구단 해체’ 협박이 나왔던 K리그2는 현재 팀 창단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활성화됐다.

2025시즌 화성FC 가입에 이어 내년에는 용인시, 파주시, 김해시가 새로 팀을 창단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027년부터 K리그2와 K리그3, K4리그와 K5리그 간 승강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 스포츠 생태계에 디비전 리그 기반의 지속적 경쟁 구조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축구·야구 등 단체종목은 승강제를, 탁구·당구 등 개인 종목은 지역 단위 ‘디비전 리그’를 통해 수준별 정규 리그를 운영한다. 2025년에는 11개 종목을 대상으로 리그를 확장 중이다.

올해 승강제 리그 지원 예산은 245억5300만원으로 지난해 231억7200만원에서 5.9% 증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프로 구단부터 지역 동호인 팀까지 누적 1000여 팀 이상이 승강제를 경험하게 된다”며 “생활체육의 새로운 활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강제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자생력이 핵심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심사에서 핵심 고려사항은 주관단체 추진의지 및 핵심역량”이라며 “재정 투명성 및 재정 자립도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2025년 스포츠클럽디비전(승강제리그) 종목별 실행 예산. 표=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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