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신기는 최근 막을 내린 디즈니+ ‘최악의 악’을 기념해 이데일리와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12부 마지막 회까지 전부 공개돼 화제를 모은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에 선 ‘기철’(위하준 분)의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이신기는 강남 연합 조직의 핵심 멤버, 칼잡이 ‘서종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서종렬’은 극 중 통칭 ‘서부장’으로 불리며, 강렬한 외관과 카리스마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신스틸러다.
‘최악의 악’은 올 한 해 디즈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인기 드라마 ‘무빙’의 후속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분위기가 다소 어둡고, 장르적 색채가 강한 ‘누아르’를 표방해 초반엔 대중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9월 첫 공개 후 2주 만에 한국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일본, 홍콩, 터키 등 6개국에서 TOP10을 꾸준히 유지하며 인기를 얻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뜨거워진 입소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 평점 8.6점(10점 만점)까지 기록했다. ‘최악의 악’이 ‘무빙’에 이어 연달아 글로벌 메가 히트 IP 성공 사례를 추가함으로써, 고사 직전에 놓였던 디즈니+에 숨통을 불어넣었다는 호평이다.
이신기는 ‘무빙’의 후속작이란 부담이 없었는지 묻자 “오히려 ‘무빙’이 잘돼야 ‘최악의 악’도 잘되는 것이라 생각해 엄청 응원했다”며 “‘최악의 악’이 잘된 데 ‘무빙’의 지분도 있었다 생각한다. 덕분에 저희까지 주목을 받았으니 ‘무빙’에 엄청 감사하다”고 답했다.
또 “어떤 작품의 뒤풀이 자리에서 류승룡 선배를 만났다”며 “선배님께 ‘무빙’ 덕분에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던 기억이 난다. 선배님 역시 제게 ‘최악의 악’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축구선수 출신이란 인상적 이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뮤지컬 배우를 꿈꿨었다고. 이신기는 “운동해서 합숙하던 시절에도 몰래 운동장으로 나가 노래를 부를 정도로 좋아했다”며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한데다 부모님이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신 것도 알아서 처음엔 걱정했다. 뮤지컬,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 괜히 헛바람이 들었다는 소릴 듣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축구 실업팀으로 들어가 축구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했고, 전반기만 지내고 바로 나왔다. 이후 뮤지컬 공연을 보고 우연찮게 수소문을 해서 대학까지 찾아서 들어갔다”고 떠올렸다.
매체 연기를 접한 과정에 대해선 “뮤지컬 배우, 영화 배우, 드마라 배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가 뮤지컬도 하고 영화도 하는 것이라 생각해왔다”며 “대학원에서 뮤지컬을 가르쳐주셨던 교수님들도 노래보단 ‘연기’가 중심이라 강조하셨었다. 그렇게 연극영화과 수업도 들어가고 공연도 하다보니 자연스레 옮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에 한창 재미와 매력을 느끼는 요즘이라고도 강조했다. 매체 연기부터 뮤지컬 등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일이 없는 틈틈이 팀원들을 모아 프로젝트 형식으로 연출도 하고 글도 써왔다고. 이신기는 “작은 규모의 작품으로 연출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언젠가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12월 공개로 알려진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로 곧 또 시청자를 만난다. ‘경성크리처’에서는 일본어 연기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신기는 “일본어 연기가 어렵지만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내년 1월에는 뮤지컬 공연의 제작자 겸 배우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악의 악’은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인 것 같다”며 “무대에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