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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전 23기' LPBA 첫 우승 日히가시우치 "한국이 제 인생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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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2.12.16 08:56:31
프로당구 LPBA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히가시우치 나츠미. 사진=PBA 사무국
프로당구 LPBA 결승전에서 공을 노려보는 히가시우치 나츠미. 사진=PBA 사무국
[정선=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교환학생 시절 처음 접한 당구가 인생을 바꿨네요”

일본 여성 3쿠션 당구선수 히가시우치 나츠미(40)의 우승 소감이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의 눈에선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

히가시우치는 15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플라자동 원추리홀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2’ LPBA(여성부) 결승전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4-1(11-4 11-8 11-5 8-11 11-2)로 누르고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2000만원.

프로당구가 처음 출범한 2019~20시즌부터 참여한 히가시우치가 ‘21전 22기’ 만에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였다. 그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9~20시즌 5차투어(메디힐 LPBA 챔피언십)과 바로 직전 대회인 2022~23시즌 4차투어(휴온스 LPBA 챔피언십)에서 거둔 4강(3위)이었다.

일본 선수가 LPBA 정상에 오른 것은 올해 9월 2022~23시즌 3차투어(TS샴푸-푸라닭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히다 오리에(47)에 이어 두 번째다. 첫 우승을 경험한 히가시우치는 LPBA 출범 후 챔피언에 오른 11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히가시우치는 프로당구 출범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여자 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당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1999년 이래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선수는 현재 LPBA에서 활약 중인 일본의 히다 오리에(7회), 현재 아마추어 3쿠션 여성 최강자인 네덜란드의 테레세 크롬펜하우워(5회), 그리고 히가시우치(1회) 단 3명뿐이다.

히가시우치는 프로당구 대표 ‘친한파’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 심지어 직접 한글로 빼곡히 적은 우승 소감을 막힘 없이 읽는다. 공식적인 인터뷰도 통역 없이 한국어로 진행한다.

심지어 그가 당구를 시작한 것도 한국과 인연이 결정적이었다. 2003년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찾아 1년간 생활하면서 온라인 당구 게임을 접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구가 너무 재밌어 보여 국내 당구장에서 직접 4구를 치게 됐다.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당구의 재미를 잊지 못한 히가시우치는 본격적으로 당구의 길로 접어들었다. 일본은 4구가 거의 없고 3쿠션만 활성화돼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3쿠션 국제식 대대에서 당구를 연습했고 이후 선수까지 등록했다.

히가시우치도 우승 인터뷰에서 “아마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당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네요”라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사실 히가시우치의 당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우승했지만 일본에서 당구로 생활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프로당구 선수로 활약 중인 현재도 히가시우치는 운동에만 전념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 수입으로만 생활할 수 없어 일과 중에는 일본 당구용품 한국지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업무가 끝난 뒤 밤 시간과 주말 및 휴일에 훈련이 가능하다.

히가시우치는 “솔직히 PBA출범 직전에 당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프로당구가 한국에서 출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도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처음엔 잘 안됐고 코로나 때문에도 힘들었다”며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값지다”고 덧붙였다.

히가시우치는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보다 지금이 더 기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세계선수권 우승 때는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따랐다”며 “이번 대회는 하루하루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결과인 것 같아 내게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즘 일이 바쁘다 보니 다른 선수에 비해 연습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이 많았다”며 “그래서 부담을 덜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은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우승을 통해 다시 한 번 당구 열정을 되살리게 됐다는 히가시우치는 “우승한 만큼 더욱 열심히 연습할 것이다. 다시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연습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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