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자는 2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이날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하며 지냈던 친구를 찾고 싶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 단칸방에 여섯 식구와 함께 세 들어 살았다는 김형자는 자신과 달리 부잣집 딸로 방을 혼자 쓰는 친구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친구의 집에는 라면과 빵 등 먹을 것도 풍부해 숙제를 핑계로 매일 친구의 집을 찾았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혼나거나 더위에 지칠 때 피난처가 되어준 곳이 친구 집이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졸업 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친구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꼭 만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형자는 MC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개인사도 털어놓았다. 그는 군수 딸 어머니와 부잣집 아들 아버지 사이의 다섯 자매 중 넷째 딸로 태어났지만, 전쟁 후 사업을 위해 서울로 떠난 아버지가 외도로 아이를 낳은 것을 알게 된 어머니가 배신감에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고 밝혔다. 그 뒤로 언니가 살고 있던 서울 자취방으로 올라와 여섯 식구가 단칸방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당시 혼자 딸 다섯을 키우느라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 김형자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학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성공의 길을 걸은 김형자는 1974년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릴 수 있었다고 해 감동을 자아냈다.
김형자는 만남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김형자의 친구를 찾아 나선 추적 실장 서태훈은 서울여고 동창회 관계자와 다른 동창을 만나 김형자가 찾는 친구의 집안이 어려워져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을 택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아울러 친구가 수원의 한 성당에 다니고 있으며 개명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수원에 있는 성당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수소문한 결과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이를 발견했다.
만남 장소인 모교 서울여고에 도착한 김형자는 3학년 5반 교실에 들어가 마음을 졸이며 친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친구가 나타나지 않자 병원에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던 중 “형자야”를 부르며 친구가 나타났고 두 사람은 반가움의 포옹을 나누었다.
인사를 나눈 뒤 MC들과 교실에서 자리 잡고 앉은 김형자와 친구는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대화를 나눴다. 친구는 김형자가 자신을 찾아 놀랐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고, 두 사람은 과거로 돌아간 듯한 밝은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