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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12일부터 나흘간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60만 달러)에 출전한다.
박인비는 지난 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4라운드 내내 단 하나의 보기도 허용하지 않으며 선두 자리를 지켜낸 완벽한 승리였다. LPGA 투어가 아니라 기록으로 남진 않겠지만 혼다 타일랜드 3라운드부터 이어진 92개홀 연속 노보기 행진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양대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낼지도 관심사다.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박인비는 대회 1라운드를 세계랭킹 5위 페테르센과 동반한다. 페테르센의 중량감이 예전같지 않아 빅매치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 보면 얘기가 다르다.
2013년 우승자는 페테르센이었다. 당시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박인비는 6타를 줄인 페테르센에게 역전을 허용,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페테르센과 공동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를 출발한 박인비는 하루 동안 6타를 줄여내 페테르센을 2위로 내몰았다. 1년 기다린 끝에 완승으로 설욕했다. 사이 좋게 1승씩을 나눠 가진 두 선수에게 올해 대회는 ‘미션힐스 여왕’을 가리는 결승전인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박인비가 앞선다. 지난해 LPGA 투어 그린적중률 부문 1위였던 페테르센은 올해 73.6%로 2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박인비는 83.3%를 기록, 매서운 아이언 샷을 뽐내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린적중 시 퍼트 수에서도 박인비가 1.78개로 페테르센(1.82개)을 앞서고 있다. 시즌 상금도 차이가 난다. 1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31만 8148달러로 3위를 달리고 있고 페테르센은 7만 2333달러에 획득하는 데 그쳐 26위다.
10일 밤 현장에 도착한 박인비는 11일 프로암 대회에서 처음으로 코스를 점검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그리고 곧바로 중국으로 이동한 탓에 피로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한 해를 잘 풀어갔다. 페테르센을 포함 유명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랭킹 1위 탈환을 위해서도 이번 대회가 중요하다. 박인비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를 0.95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번 주 좋은 성적을 거두면 리디아 고를 더욱 바짝 추격하게 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챙기고 상금 7위에 오른 이민영(23·한화)과 작년 대회 10위를 기록한 정예나(27)가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호주교포 오수현(19)도 출격한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와 중국여자프로골프 투어가 공동 주최하며, 개인전과 더불어 단체전, 아마추어 개인전을 동시에 진행한다. 단체전 한국 대표는 박인비와 유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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