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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2009년 연예계는 유난히 쏠림현상, 냄비문화 그리고 마녀사냥이 심각한 한해였다.
먼저 쏠림현상. 일반적으로 대중문화에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해야 하지만 올 연예계는 그렇지 못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대중문화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으면서 작품성과 상관없이 돈이 되는 장르에 쏠림이 심각했다. 이런 현상은 가요계에 특히 심했는데 그러다보니 걸그룹의 범람, 후크송의 남발이라는 부작용이 생겨나기도 했다.
실제 가요계 선배가수인 신승훈은 얼마 전 후크송에 대해 “요즘 히트곡들의 대부분은 전주부터 끝까지 딱 4개의 코드만 반복된다”면서 “유행이라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걸그룹 역시 소녀시대, 카라 등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놓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색깔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의 걸그룹들이 생겨나 인기에 편승한 그룹 결성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다.
개봉 영화수가 급격히 줄어든 영화는 지난해 보다 다소 덜해졌지만 드라마에선 여전히 막장이 강세를 띄는 등 장르의 편중화는 계속됐다.
쏠림현상의 원인은 미국, 일본에 비해 대중문화 소비시장이 적다보니 제작자들 대부분이 대박보다는 실패를 줄이기 위해 히트코드를 찾는 경향이 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대중문화의 주체인 10대들 대부분이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한 동종소비 성향이 강해 이 같은 부익부 빈인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냄비문화 역시 아쉬운 점이다.
디지털 문화시대라고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대중문화는 너무 쉽게 달아오르고 식는 경향을 보인다. 음원시장의 경우 한 달 만에 전체 차트 순위가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하고 영화도 1, 2주 만에 스크린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노래들은 강렬한 몇 가지 리듬만으로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고 영화나 드라마 역시 초반에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는다.
연예계 이슈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장자연 자살 사건 등 올해도 수많은 사건사고가 있어고 그 이후 연예인 인권문제와 안전문제 등이 불거졌지만 그때뿐이었다. 정부당국이나 방송사, 기획사 그리고 팬들 모두 사고가 난 뒤에는 공감을 보였지만 그 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연예계 마녀사냥은 여느 해보다 더욱 심화됐다.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슈를 몰아붙이는 마녀사냥의 대표적 희생자는 2PM의 재범이었다. 몇 해 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팀에서 탈퇴했지만 일부에서는 그의 퇴출이 지나친 처사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 국회의원은 “한국 사회가 외국에 대해 성벽을 쌓고, 자기만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보는 '바보의 벽'에 갇혔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문화평론가는 "기삿감도 안 되는 개인적인 글이 옐로 저널리즘에 의해 확산됐다"고 논란에 가세했다.
이외에도 특정 연예인의 허위 루머에 따른 마녀사냥식 비난 또한 아쉬운 점이다.
방송관계자들은 “연예계의 쏠림현상과 냄비문화 그리고 특정인에 대한 마녀사냥은 몇 해 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최근 인터넷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올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잘못된 정보의 편중화와 함께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에서 생겨나는 것인만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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