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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토니 피나우(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더노던트러스트(총상금 950만달러)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8차례 준우승이 실패가 아닌 꾸준함을 보여준 실력이었음을 증명했다.
피나우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닷새째 4라운드에서 6타를 몰아치며 6언더파 65타를 적어내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동타로 정규 라운드를 끝냈다. 앞서 2016년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뒤 올해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까지 8차례나 준우승했던 피나우에게 다시 찾아온 우승의 기회였다.
연장전에 나선 피나우는 먼저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다. 이어 스미스의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OB구역으로 날아가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펼친 피나우는 파 퍼트를 넣으며 5년 5개월, 1975일, 143개 대회 만에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은 171만달러(약 20억원)이다.
피나우는 PGA 투어를 대표하는 강자다. 이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22위였고, 최근 4년 동안 5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189경기에 참가해 톱10엔 47번 들었다. 2020~2021시즌에만 8번 톱10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강자 대접을 받지 못했다.
8번의 준우승은 그의 실력을 저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나우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권에 있을 때마다 나보다 잘 치는 선수가 있었고 오늘도 그랬다”며 “우승 문턱에 다다랐다는 건 내가 좋은 샷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빨리 우승 물꼬가 터지길 바랄 뿐”이라고 위안했다.
긴 준우승의 터널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벗어나며 보너스 상금 15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될 기회도 잡았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 최종 우승자가 1500만달러를 받는다. 피나우는 이날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세계랭킹은 9위로 끌어올리며 2018년 12월 2일자 발표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의 최고 순위다.
경기 뒤 피나우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필요했다”며 우승을 위해 집중했음을 밝혔다.
마지막 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세계랭킹 1위 존 람(스페인)은 2타 차 3위(18언더파 266타)로 대회를 마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나면서 페덱스컵 순위는 크게 요동쳤다. 정규 시즌 1위에 올랐던 콜린 모리카와(미국)은 1차전 컷 탈락으로 6위까지 추락했다.
피나우가 1위, 람 2위, 스미스가 3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16위에 오른 임성재(23)는 페덱스컵 포인트 31위에서 25위로 끌어올렸다. 컷 탈락한 김시우(26)와 공동 47위로 끝낸 이경훈(30)은 각각 페덱스컵 순위에서 3계단씩 하락해 33위와 37위로 밀렸다.
70위까지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갈 수 있고, 30위까지 3차전 참가 자격을 준다.
125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알렉스 로렌과 에릭 반 루엔, 톰 호기, 하놀드 바너 3세, 키스 미첼, 해리스 잉글리시 등 6명이 2차전 출전권을 잡았다. 매튜 울프와 매튜 피츠패트릭, 티럴 해튼, 마틴 레어드, 트로피 메리트, JP 포스턴은 70위 밖으로 밀려나 1차전으로 시즌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