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미국을 상대로 베이징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경기를 잡는다면 이후 한결 수월한 운영이 가능하지만 지게되면 두고 두고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미국전을 반드시 잡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야구는 점수를 뽑아야 이기는 경기다. 따라서 우선 상대 선발투수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가 숙제다. 현재로서는 미국 선발로 트래버 카힐(오클랜드 더블A)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샌디에이고 주립대.이상 우완), 그리고 좌완 브렛 앤더슨(오클랜드 더블A)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이 중 스트라스버그는 강속구 위주, 카힐과 앤더슨은 변화구에 무게감이 실리는 투수로 볼 수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유형별로 당연히 타자들의 상대 요령도 달라져야 할 터. 김용달(LG) 장종훈(한화) 타격코치에게 물었다. "우리 타자들이 첫 경기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파워 피처가 차라리 편하다.
김용달, 장종훈 코치 모두 스트라스버그와 같은 유형이 오히려 대표팀에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스트라스버그가 최고 161km의 빠른 공을 던진다고는 해도 '힘대 힘' 승부라면 해볼만 하다는 것이었다.
다소 의외라 생각될 수도 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일 쿠바와 평가전 이후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감이 무뎌진 상황에서 강속구 투수는 버겁게 느껴진다.
그러나 두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김 코치는 "오히려 우리 타자들이 빠른 볼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 편이다. 공백이 길수록 오히려 변화구 대처가 힘들어진다. 직접 보지 못해 확답은 어렵다. 다만 기록이나 스카우팅 리포트를 살펴보면 스트라스버그쪽이 낫지 싶다"고 말했다.
장 코치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공백이 있으면 차라리 빠른 볼이 편하다. 타이밍을 조금 빠르게 앞에서 맞힌다는 감각으로 공략하면 길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이에 덧붙여 "공이 그정도 빠르다면 주자 견제나 퀵 모션에 대해선 아직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빠른 선수가 많은 만큼 그 과정에서 허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구 대처엔 신중해야
브렛 앤더슨은 직구가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좌완 투수를 빛내줄 변화구 구사능력이 빼어나다. 카힐은 싱커형 투수다.
김 코치는 "우리 타자들이 좌타자가 많아 변화구형 좌투수에 약할 수 있다. 이대호 이택근 등 우타자들도 좌투수에 특별히 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숙제"라며 "미국 좌투수들의 성향을 보면 (우타자)몸쪽 승부보다는 바깥쪽 승부가 많다. 함부로 들어가다 큰 것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깥쪽으로 제구되는 공을 무리하게 잡아당기거나 체인지업에 덤벼들어선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짧게 팀배팅에 주력하며 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 코치는 "노림수가 필요하다. 처음 보는 투수들이겠지만 2이닝 정도 관찰하면 승부구를 찾아낼 수 있다. 투수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자신있게 들어가는 공이 분명히 있다. 유인구가 많다면 덤비지 않는 것이 좋고 스트라이크 잡는 변화구가 좋다면 그 공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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