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타니 전 통역사 미즈하라, '오타니 사칭' 은행 음성파일 나왔다

이석무 기자I 2025.01.26 12:26:4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를 사칭해’ 오타니의 돈을 빼돌린 명백한 ‘육성 증거’가 나왔다.

디애슬레틱은 25일(한국시간) “미즈하라와 은행원의 통와 음성이 담긴 파일을 미국 법무부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사칭해 오타니의 돈을 빼돌린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사진=AFPBBNews
미국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보안 조치를 우회해 오타니의 온라인 계좌 정보에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등록한 뒤, 은행에 반복적으로 송금을 요청했다’며 이 음성 파일을 증거로 법원에 제출했다.

음성 파일 안에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20만 달러를 송금하려고 시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음성 파일 속에서 은행원이 미즈하라에게 “지금 나와 통화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묻자 미즈하라는 “오타니 쇼헤이”라고 대답했다.

은행원은 ‘2단계 인증 절차’를 거쳐 미즈하라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된 6자리 숫자를 말하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오타니 계좌에 연결된 전화번호는 사실 미즈하라의 휴대전화 번호였다.

2단계 인증 절차를 통과한 뒤 은행원은 “최근 사기 문제로 온라인 거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한다”며 “온라인 송금이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미즈하라는 “자동차 구입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은행원은 수취인과 관계도 물었고, 미즈하라는 “내 친구다”며 “여러번 만났다”고 대답했다. 결국 그렇게 20만 달러가 오타니 계좌에서 빠져나가 미즈하라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MLB에 진출할 때부터 전담 통역으로 일했다. 단순히 선수와 통역을 넘어 가족같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기간에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격 해고됐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43억원)를 빼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미국 연방 검찰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매튜 보위어라는 불법도박업자를 통해 온라인으로 약 1만9000건이나 베팅을 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24일 미즈하라에게 4년 9개월의 금고형과 보호관찰처분 3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오타니에게 도박 대금 1700만 달러를 돌려주고 미국 국세청에는 110만달러(약 15억70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미즈하라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나는 당장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다”며 “음식 배달 일을 하려고 했지만 내 사진이 공개되자 해고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와 아내는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간호사로 일하던 어머니도 실직했다. 이 모든 것이 내가 한 일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즈하라는 검찰 조사에서 “18살부터 도박 중독에 시달렸다”며 “오타니와 미국 구단으로부터 급여를 받긴 했지만 매우 낮은 임금이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의 급여가 2022년 25만달러, 2024년 50만달러였다”며 “오타니가 급여와는 별도로 돈을 주고, 포르쉐 카이엔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미즈하라의 주장을 반박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