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협 18팀의 배우와 매니저에게 커플상 이색 시상
손예진, 박진희, 오지호, 엄태웅, 수애 등
 | 배우 손예진(왼쪽부터)과 김상경은 각각 매니저와 14년 넘는 인연을 이어온 ‘연예계 의리파’로 손꼽힌다.(사진=이데일리DB) |
|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형~ 우리가 ‘베스트커플’이라네요.” 국세환 국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에 김상경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우~ 무슨 연인 사이야? 베스트커플이라니… 아무튼 고맙다.” 김상경의 호탕한 대답과 함께 국 대표의 머릿속에 그와 함께 한 14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지난 2월 26일 서울 강남 더 청담 제7차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정기총회 현장. 3기 회장으로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가 선임된 이날, 이색적인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산하 특별기구 상벌조정윤리위원회(이하 상벌위)가 오랜 인연을 맺은 매니저와 배우에게 ‘베스트커플상’을 시상했다. 시상 대상은 소속 배우와 10년 넘는 인연을 맺은 매니저 18인(팀)이었다.
 | 10년 넘은 인연을 맺은 매니저와 배우.(자료=연매협 산하 특별기구 상벌조정윤리위원회제공) |
|
이 중에는 10년을 훌쩍 뛰어넘은 인연도 많았다. 배우 박진희와 장현주 코스타 대표, 오지호와 김요한 헤븐리스타컨텐츠 대표는 무려 15년 인연이다. 손예진과 김민숙 MSTeam엔터테인먼트 대표, 수애와 정영범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상경과 국세환 국엔터테인먼트 대표, 박효주와 김영일 열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4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강민 상벌조정윤리위원회 위원장은 “일반 직장인도 10년 넘는 인연을 쌓는 게 쉽지 않다”면서 “부침 많은 연예계에서 이들의 의리있는 인연을 마땅히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어 시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10년 넘는 인연을 맺은 비결은 무엇일까? ‘베스트커플’로 꼽힌 이들은 저마다 ‘이해’·‘배려’·‘신뢰’ 등을 최고의 비결로 꼽는다. 김영일 대표는 “배우와 매니저의 갈등은 배우의 잘못도, 매니저의 잘못도 아니다”면서 “신인 시절 만나 스타로 성장했음에도 재계약을 하지 못한 이유는 이해의 폭이 좁히지 못한 게 아닐까 후회한다”고 말했다. 김요한 대표는 “1999년 군 제대 후 광고 모델로 활동한 오지호를 처음 만나 지금껏 인연을 이어온 비결은 서로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한 배려 덕분이다”고 말했다. 김종도 대표는 “유준상이 지난해 오랫동안 곁은 지켜온 소속사 배우에게 보너스를 준 게 기억에 남는다”며 “서로 신뢰한 게 오랜 인연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베스트커플’이 맺은 인연의 깊이는 가족애에 가깝다. 국세환 대표는 김상경이 소속배우가 아닌 형같다는 말로 표현했다. 국 대표가 김상경과 인연을 맺은 때는 지난 2000년 담당 로드매니저로 만나면서부터다. 김상경이 지난 2007년 ‘화려한 휴가’ 촬영 때 국 대표의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빈소도 차려지지 전에 도착했다. 그 때 국 대표는 “아, 이제 친형제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13년 인연을 맺은 엄태웅과 심정운 심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예 가족이 됐다. 한 건물의 아래층에 엄태웅 부부, 위층에 심 대표 가족이 산다. 편안한 트레이닝 차림으로 하루를 같이할 때도 많다. 심 대표는 “태웅이 형이 2005년 1월 ‘쾌걸춘향’ 캐스팅될 때 내 인생의 가장 기쁜 시기였다. 꼬마매니저 때 신인 배우로 만나 함께 서로 성장하면서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커플’으로 불리지만 일에는 철저하다. 장현주 코스타 대표는 “1999년부터 로드매니저로 박진희를 만나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 했다”면서 “아직도 서로 존댓말을 할 정도로 일을 할 때는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숙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인 손예진을 만나 지금껏 함께 했다. 손예진은 신인임에도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현재 손예진도 자신이 출연작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왔음에도 여전히 손예진과 김대표는 작은 일까지 상의해 결정한다.
 |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2013 제7차 정기총회.(사진=한국연연예매니지먼트협회 제공) |
|
간혹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배우와 소속사의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요즘 ‘베스트 커플’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인 실연자와 전속계약 분쟁 조정 합의 등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상벌위가 출범한 이유다. 김종도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은 “오랜 인연을 맺은 배우와 매니저의 관계가 ‘옳다’, ‘틀리다’ 등 판단의 근거는 아니다”며 “서로 ‘다름’에도 서로 맞춰간 과정을 재평가받으면서 수상한 이들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