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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영화계 등에 따르면, ’박정자의 마지막 커튼콜‘이란 제목이 달린 이 부고장은 박정자가 지인들에게 직접 보낸 것이다. 이 부고장은 배우인 유준상이 감독으로 연출하는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 속 장례식 장면에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박정자는 유 감독과 장례식 장면과 관련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영화 속 주인공이 흰 한지로 만든 작은 상여를 직접 든 채 해변을 배경으로 걷고, 지인들이 그 뒤를 따르는 ‘장례 축제’ 아이디어를 고안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장면에 단역 배우들 대신 실제 박정자의 지인들을 직접 초대하기로 한 것.
박정자가 이 장례 축제에 초대한 지인들은 3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가 폭넓었다. 배우 손숙, 강부자, 배우 겸 예술감독 송승환, 손진책 연출 등 연극계 동료들을 비롯해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지영 감독, 소리꾼 장사익 등 평소 박정자와 친분이 두터운 예술인들이 다수 초대됐다. 이 밖에 연극기획자 박명성, 예술경영인 이창기, 건축가 유병안 등 지인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박정자는 초대한 지인들 모두에게 숙식을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정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왔다가 가는 길인데 축제처럼 느껴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축제처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부고장에 ‘꽃은 필요 없습니다. 꽃 대신 기억을 들고 오세요’, ‘오래된 이야기와 가벼운 농담을, 우리가 함께 웃었던 순간을 안고 오세요’라고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는 한 여배우의 생애를 그리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청명’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 하늘이 차츰 맑아지는 때, ‘곡우’는 이후 보름 뒤에 찾아오는 여섯 번째 절기를 뜻한다. 봄비가 내린 후 곡식이 기름지는 때다.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준상은 이에 앞서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2016), ‘아직 안 끝났어’(2019), ‘스프링 송’(2021) 등을 연출한 경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