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촛불집회 현장을 섭렵하고 있다. 2024년판 신(新) 민중가요로 불리며 촛불민심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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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세븐틴 부석순의 ‘파이팅 해야지!’, 거북이의 ‘빙고’ 등이 대표적이다. ‘파이팅 해야지’의 경우 후렴구 노랫말을 ‘탄핵해야지’로 바꿔부르고, ‘빙고’의 경우 ‘모든게 마음 먹기 달렸어 / 어떤 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 게 힘이 들다 하지만 /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등의 노랫말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떼창을 유발하고 있다. 심지어 ‘다시 만난 세계’의 후렴구 파트에선 집회 참가자들이 화음까지 넣어 떼창 하는 진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반복적인 노랫말이 나오는 후크송도 인기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 에스파의 ‘위플래시’, 샤이니의 ‘링딩동’ 등이 대표적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떼창하며 강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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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현장을 방문한 50대 여성 박모 씨는 “확실히 집회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끼고 있다. MZ세대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젊은 세대가 부담감 없이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K팝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반사 효과로 음원 스트리밍도 늘었다. 12일 음원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을 기점으로 일주일(12월 3∼9일)간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는 직전 일주일(11월 26∼12월 2일)보다 23% 증가했다. 17년 전 발표된 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각종 시위 현장에서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지고, 유튜브·틱톡 등 영상을 통해 이 곡을 접한 누리꾼들의 스트리밍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선거철에 K팝 노랫말을 개사해 선거로고송으로 사용하곤 하는데, 이젠 집회 현장에서도 K팝이 울려 퍼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