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파리 하늘에 태극기 올린다...주목할 대한민국 선수 10인

이석무 기자I 2024.07.26 09:06:29
‘파리올림픽 D-1’ 훈련하는 황선우(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이석무 주미희 기자]‘지구촌의 스포츠 축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이 26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 파리 센강에서 열리는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 열전을 펼친다.

위기의 엘리트 스포츠 시대를 겪는 대한민국은 이번 올림픽에 21개 종목, 선수 143명만 파견한다. 1976 몬트리얼올림픽 이래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다. 목표도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 이내로 소박하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수정예’ 태극전사들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의 희망을 발견하고자 한다. 세계 최강 지위를 지키는 양궁, 펜싱을 비롯해 수영, 육상, 유도, 배드민턴, 탁구 등 여러 종목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시원한 메달 소식으로 뜨거운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기대주 10명을 소개한다.

수영 황선우

한국 수영 ‘황금세대’ 간판...파리서 금빛 물살 도전

‘수영천재’ 황선우(21·강원특별자치도청)는 ‘르네상스’를 맞이한 한국 수영 대표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는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5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한국 수영 역사를 다시 썼다. 비록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이 65년 만이었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는 결승에서도 7위에 그쳤다. 다만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동시에 수립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황선우의 상승세는 이후부터 뚜렷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 2023 후쿠오카 대회 동메달에 이어 올해 2월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제 황선우에게 남은 것은 올림픽 메달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획득한 메달은 총 4개다. 모두 박태환이 가져온 것이었다. 황선우의 현재 기록이라면 메달권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 당일 컨디션이 뒷받침된다면 금메달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인 자유형 계영 800m에서도 메달에 도전하는 황선우는 “도쿄올림픽 이후로 많은 걸 깨달았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며 “파리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 시상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사진=연합뉴스)
육상 우상혁

언제나 긍정적인 ‘스마일 점퍼’…파리 하늘 날아오를까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의 별명은 ‘스마일 점퍼’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소를 잃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우상혁은 ‘볼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육상에 ‘선물’ 같은 존재다. 한국 육상은 파리 올림픽에 우상혁과 남자 경보 20㎞ 최병광(삼성전자),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국군체육부대) 등 단 세 명만이 출전한다.

우상혁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우상혁은 간신히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로 4위에 오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 실외세계선수권대회 2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 역사를 갈아치웠다.

우상혁이 쓰는 새 역사는 파리올림픽에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 육상은 트랙&필드 종목에서 아직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이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92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금메달)와 1996 애틀랜타 대회 이봉주(은메달) 단 두 개다.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줄곧 파리 올림픽을 생각했다. 그 사이 모든 경기와 훈련은 파리 올림픽을 위한 과정이었다.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메달 주인공은 한국시간으로 8월 11일 오전에 가려진다. 우상혁은 “꼭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한국 육상에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주형(사진=AP/뉴시스)
골프 김주형

대표팀에선 막내, 실력은 에이스…파리에서 첫 메달 기대

한국 남자 골프는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선 아쉽게 메달 사냥에 실패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만큼은 다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전력상으로도 메달 획득 기대가 크다.

남자 골프의 선봉은 ‘21세’ 김주형이다. 남녀 골프 대표팀 중 가장 어리지만 실력은 확실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거뒀을 정도로 성장이 빠르고 지난해 파리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르골프 나시오날에서 열린 프랑스오픈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한 경험도 있으며 두둑한 배짱도 갖춘 승부사다.

김주형의 장점은 폭발력이다. ‘폭주기관차’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한 번 샷이 달아오르면 걷잡을 수 없다. 여기에 처음 태극마크를 다는 자긍심이 더해지면서 파리올림픽에서 그가 준비해 온 모든 것을 쏟아낸다면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어린 시절 필리핀과 태국, 호주 등에서 생활한 탓에 국가대표가 된 적이 없다. 이번이 국가대표 데뷔전이다.

김주형은 지난 22일 제152회 브리티시 오픈(디오픈)을 끝낸 뒤에는 스코틀랜드에 남아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나라를 대표해서 뛸 기회가 없었는데 파리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 참가하게 돼 설렌다”라며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코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오상욱(사진=연합뉴스)
펜싱 오상욱

한국 남자 펜싱 에이스…3년 전 도쿄의 아쉬움 씻어낸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는 파리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은 10년 차 국가대표로 선봉에 선다.

오상욱은 각종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휩쓸어 온 한국 남자 펜싱 간판이다. 파리올림픽에선 동료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과 함께 남자 사브르 단체전 올림픽 3연패와 함께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고교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단 오상욱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 선배 구본길의 4연패 도전을 결승전에서 저지하며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합작해 2관왕에 올라 진정한 1인자로 우뚝 섰다.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8강에서 탈락하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3년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린 오상욱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손목 부상도 있어 공백도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서서히 기량을 회복해 메달 획득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오상욱은 이달 중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해 빠르게 기량을 되찾고 있다.

파리에 도착한 오상욱의 검끝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했다. 그는 “한국에서와 똑같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팀원들과 소통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단체전 3연패와 개인전 첫 금메달을 기대했다.

전웅태(사진=연합뉴스)
근대5종 전웅태

도쿄에서 첫 메달…파리에서 ‘될 놈은 된다’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의 이름 앞엔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부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근대5종에서 입상해 ‘새 역사’를 썼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선 더 높은 곳에 오를 준비를 끝마쳤다.

근대 5종은 ‘진정한 올림픽 스포츠’로 불린다. 하나도 잘하기 어려운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한 명의 선수가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웅태는 2022년 5월에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1537점이라는 역대 최고점으로 우승했다. 이어진 월드컵 파이널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해 계속해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2연패와 함께 단체전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했다. 한국이 13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앞장섰다.

전웅태는 올해 월드컵에선 입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하며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키웠다.

도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는 “앞으로 은과 금이 남았다. 더 높은 곳에 올라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3년이 흘러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그는 “파리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파리에서도 ‘될 놈은 된다’는 걸 입증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혜정(사진=뉴스1)
역도 박혜정

‘포스트 장미란’…여자 81kg 이상급 유력한 은메달 후보

한국 역도 간판 박혜정(21·고양시청)이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 박혜정은 2016 리우올림픽 이후 노메달에 그친 한국 역도를 구할 구세주로 평가받는다.

중학교 1학년 때 역도를 시작한 박혜정은 주니어 무대에서 각종 신기록을 쓰며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렸다. 성인 무대에서도 거침없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장미란을 포함해 어떤 한국 선수도 이루지 못했던 3관왕(인상 124kg, 용상 165kg, 합계 289kg)에 등극해 최정상급 반열에 올라섰다. 그해 10월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13년 만에 터진 한국 역도 금맥이었다.

박혜정은 이제 올림픽 입상을 노린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이 버티고 있지만 유력한 은메달 후보인 데는 이견이 없다.

박혜정은 지난 4월 모친상을 치른 뒤 태국으로 건너가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30kg, 용상 166kg, 합계 296kg을 들어올리며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 기록을 1kg 경신했다.

박혜정이 파리에서 메달을 수확하면 금·은·동메달을 한 개씩 따낸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인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 메달리스트’가 다시 탄생한다.

허미미(사진=연합뉴스)
유도 허미미

부활 노리는 한국 유도…28년만의 금메달 도전 앞장

최근 2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노골드’에 그치며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유도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이 커졌다.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선봉장이다. 허미미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57kg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건 1995년 61kg 이하급 정성숙, 66kg 이하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이었다.

허미미는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던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이다. 할머니의 부탁으로 지난해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에서도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허미미는 “부담과 긴장감이 공존하지만 장기인 업어치기를 잘 활용한다면 금메달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덕분에 파리올림픽 시드를 유리하게 받은 점도 호재다. 여자 57kg 이하급 최강자인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결승전 이전에는 만나지 않는다. 다만 브라질의 라파엘라 실바, 우크라이나의 유도 스타 다리아 빌로디드 등은 조심해야 한다.

한국 여자유도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조민선을 끝으로 금메달이 없다. 대표팀 막내 허미미가 ‘금맥 잇기’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안세영(사진=연합뉴스)
배드민턴 안세영

세계 1위 최강자…방수현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 도전

안세영(22·삼성생명)은 2020 도쿄올림픽에 만 19세, 배드민턴 종목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대회 1번 시드였던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하고 8강에서 탈락한 뒤 눈물을 펑펑 흘렸다.

3년이 지난 지금 안세영은 여자 배드민턴 최강자다. 지난해 국제대회 우승 10차례를 달성하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27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7월에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단식 선수로 처음 우승하는 역사를 썼다.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관건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승전 당시 다쳤던 무릎이다. 올해 부상으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기복을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이 선수 생활 목표로 내세운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의 사실상 마지막 퍼즐이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건 1996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에 모든 걸 다 바칠 생각”이라며 “웃으면서 제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시현, 파리올림픽 양궁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694점’ 세계 신기록(사진=연합뉴스)
양궁 임시현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의 ‘막내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은 2003년생으로 이제 겨우 21살의 어린 선수다. 동시에 한국 여자 양궁을 이끄는 ‘막내 에이스’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지난해 열린 2차, 3차 월드컵에서 잇따라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개인·단체전과 혼성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휩쓸며 3관왕에 등극했다.

임시현이 거둔 성과에 찬사가 쏟아졌다. 동시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았다. 어린 선수가 갑자기 큰 성공을 거두면 목표의식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임시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고삐를 조였다.

임시현은 2024년에도 승승장구다.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열린 월드컵 1차(상하이), 2차(예천) 대회에서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자신감과 여유가 넘친다. “이번에도 ‘금메달 맛’을 보고 싶다”며 “욕심을 조금 줄이고, 경기를 즐기면서, 함께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신유빈(사진=연합뉴스)
탁구 신유빈

‘삐약이’ 에서 ‘파랑새’로 성장한 한국 탁구 희망

2020 도쿄올림픽에서 신유빈(20·대한항공)은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17살 어린 나이에도 당찬 플레이로 명승부를 이끌어냈다. 일거수일투족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이후 3년이 지났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도쿄올림픽 이후 손목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다. 부상이 재발했고 슬럼프에 빠졌다. ‘실력이 거품’이라고 비아냥도 받았다.

신유빈은 좌절하지 않았다.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은 끝에 부상을 이겨냈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가 21년 만에 이룬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신유빈은 이제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서 참가한다. 특히 임종훈과 함께 짝을 이뤄 출전하는 혼합복식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혼합복식은 ‘최강’ 중국이 상대적으로 덜 신경을 쓰는 종목이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세계랭킹 2위다. 당일 컨디션이 뒷받침된다면 금메달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전지희와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여자 복식도 메달권 진입이 충분히 가능하다.

“올림픽에 나서는 마음은 (3년 전과) 똑같다.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신유빈은 3년 전 ‘삐약이’에서 이제 한국 탁구에 희망을 가져다줄 ‘파랑새’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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