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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8)이 UFC 데뷔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앞으로의 큰 도약을 예고했다.
‘ROAD TO UFC’ 시즌 1 페더급(65.8kg) 우승자 이정영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돌리제 vs 이마보프’ 페더급 경기에서 블레이크 빌더(33·미국)를 심판전원일치 판정(30-27 30-27 30-27)으로 제압했다.
단 한 라운드도 내주지 않은 완승이었다. 아마추어 복싱 미국 주 챔피언인 필더를 타격으로 압도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테이크다운 방어도 완벽했다.
경기 시작부터 왼손 보디훅을 두 방 적중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가 왼손을 경계하자 이번엔 오른손 보디 펀치를 맞혔고 빌더는 충격을 입고 뒤로 물러났다. 빌더가 레슬링 모드로 들어가자 그라운드에서도 확실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 공격을 허용한 빌더는 살아남기 위해 레슬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정영은 빌더의 테이크다운을 가뿐히 막고, 오히려 상대 측두부 쪽에 엘보 공격을 집어넣었다. 교착 상황에서 떨어질 때는 니킥을 맞혀 빌더의 다리가 살짝 풀렸다.
이정영은 침착하게 따라 들어가며 머리와 몸통 쪽에 펀치를 섞으며 압박했다. UFC 해설자인 전 UFC 라이트헤비급-헤비급 챔피언 대니얼 코미에(44·미국)는 “이정영이 흥분해 뻔한 머리 쪽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타격 조합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 3라운드 역시 타격과 그래플링에서 모두 빌더를 제압했다. 이정영의 그라운드 앤 파운딩에 빌더는 밑에서 공격을 막기 급급했다.
전 UFC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34·미국)은 자신의 SNS에 “이정영은 진짜배기”라며 “높은 잠재력을 지녔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이정영은 아직 배고프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꿈에 그리던 UFC 무대에서 첫 승을 거둬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내가 그린 그림의 50%밖에 안 됐다. 큰 꿈을 갖고 있기에 벌써부터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올해 목표는 3연승이다. 오른쪽 무릎 수술 후 회복하며 지난 1년 동안 쉬었기에 올해는 최대한 활발하게 경기에 출전하려 한다. 이정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시아인의 강함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상대에 대해서는 “누구든 상관 없다”며 “화끈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상대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OAD TO UFC 시즌 1 결승에서 자신이 이겼던 라이벌 이자(27·중국)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정영은 ROAD TO UFC 시즌 2 페더급 결승에 진출한 이자에게 “꼭 이겼으면 좋겠다”며 “언젠가 높은 위치에서 한 번 더 싸우자”고 응원했다.
이날 메인이벤트에선 UFC 미들급(83.9kg) 랭킹 11위 나수르딘 이마보프(28·프랑스)가 8위 로만 돌리제(35·조지아)에게 2-0 판정승(49-44 47-47 48-46)을 거뒀다. 시종일관 타격으로 압도한 손쉬운 승리였다.
진짜 메인이벤트는 따로 있었다. 이마보프는 경기 도중 돌리제의 코너로 나온 크리스 커티스(36?미국)와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이바보프와 커티스는 지난해 6월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서로의 머리가 부딪히면서 커티스가 경기 속행이 불가능하게 돼 무효 처리됐다.
둘의 다툼이 다시 격화되며 리매치 분위기가 형성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마보프는 “커티스는 너무 말이 많다”며 “싸우고 싶다면 옥타곤에서 싸우자. 케이지 밖에서는 입다물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