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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3번. 배우 유동근(50)이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탄 횟수다. 1997년 ‘용의 눈물’,2002년 ‘명성황후’, 2014년 ‘정도전’으로 얻은 훈장이다.
눈여겨볼 게 있다. 모두 사극이라는 점이다.1987년 시작된 ‘KBS 연기대상’에서 사극으로 세 번이나 대상을 차지한 배우는 유동근이 유일하다. 그만큼 유동근이 사극에서 빛을 봤다는 얘기다.
비결이 뭘까. 전문가들은 사극 속 유동근의 개성에 주목했다. ‘정도전’에서 가장 돋보였다. “이보매.” 유동근은 이성계를 다룬 사극에서 처음으로 사투리를 썼다. 그것도 억양과 어감이 드센 함경도 사투리였다. 정현민 작가가 이성계의 경계인으로서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넣은 설정이었다. 원나라에 태어나 스무 살 때 고려로 넘어온 이가 이성계이기 때문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유동근은 대본 연습때 ‘과외’를 받았다. 탈북자 출신 백경윤 단국대 교수에 일주일에 두 번 지도를 받으며 입에 익히고 또 익혔다. 이를 토대로 유동근은 이성계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했다. 그간 사극에서 셀 수 없이 나왔던 역사 속 인물이 새 옷을 입은 비결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처음에 유동근이 이성계 역을 한다고 했을 때 ‘용의 눈물’ 속 이방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 선입견을 완전히 깨고 새로운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유동근이 이성계의 감정적인 모습을 잘 우려낸 덕분이다.
현대물과 달리 사극은 배우의 ‘힘’이 중요한 장르다. 특히 정통사극에서는 독창적인 해석만으로는 캐릭터의 폭발력을 키울 수 없다. 드라마칼럼니스트이기도 한 박진규 소설가는 “유동근은 사극에 어울리는 중후한 목소리에 빙의 된 듯 캐릭터 몰입도가 뛰어나 힘을 느끼게 하는 배우”라고 봤다. ‘정도전’에서 주인공인 정도전보다 상당수 시청자가 이성계를 더 주목한 이유이기도하다.
유동근이 ‘사극 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던 건 아니다. 1980년 TBC 23기 공채 출신인 유동근은 미스터리드라마 ‘안개’(1983)에서 작가로 나왔다. 여러 사극을 통해 군주의 이미지가 강한 지금 유동근의 이미지에서는 쉬 연상되지 않은 캐릭터다. 그러다 유동근은 이듬해 ‘꽃반지’로 사극에 첫발을 들였다. 고(故)김재형 PD가 연출한 작품이다. 이를 계기로 유동근은 ‘김재형 사단’이라 불리며 사극에서 주목 받았다. 유동근의 대표작인 ‘용의 눈물’이 바로 김 PD와 함께 해 소위 ‘대박’을 친 작품이다. 유동근은 최근 기자와 만나 “젊어서는 사극이 하기 싫어서 도망 다녔다”며 “김재형 PD 때문에 ‘용의 눈물’을 하게 됐는데 그때만 해도 고마운 줄 몰랐는데 그때 멜로 쪽으로 갔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극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