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새벽의 모든’이 오는 18일 개봉을 앞두고 동시기 개봉 극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조용히 흥행 예열에 들어갔다. 앞서 국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던 일본 영화 ‘괴물’, ‘퍼펙트 데이즈’ 등의 감동과 힐링을 이을 새로운 웰메이드 아트버스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샙겨의 모든’은 PMS로 극심한 감정 변화에 시달리는 후지사와와 공황장애로 평범한 일상마저 꺾여버린 야마조에가 특별한 연대롤 일상의 빛을 맞이하는 공감 드라마다.
‘새벽의 모든’을 연출한 미야케 쇼 감독은 일본 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젊은 거장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앞서 개봉해 국내 씨네필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전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이후 선보인 신작으로 일찌감치 각종 영화제 러브콜을 받으며 기대를 한 몸에 얻었다.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에 이어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호평을 휩쓸었다.
후지야와와 야마조에 역시 그랬다. 내 고통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고, 타인에게 이해받을 수 없단 좌절과 반복되는 낙담에 지친 두 사람.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각자의 고충을 알게 되고, 지난 아픔의 시간들이 외로웠기에 누구보다 진심으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보듬는다. ‘고통’에 기반한, 느슨한 듯 끈끈한 연대를 바탕으로 로맨스로 귀결되지 않는 이들의 특별한 우정이 따스한 위로와 여운을 선사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사정에서 다른 고통과 아픔을 견디며 살고 있다. 그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절망스럽고, 타인에게 털어놓을 수 없어 외롭다. 하지만 ‘새벽의 모든’은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똑같이 느낄 순 없어도 서로가 가진 아픔, 그에 따른 외로움과 절망감을 헤아리고 공감하며 연대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살아갈 큰 용기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연광을 활용한 미야케 쇼 감독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영상미와 담담한 분위기, 섬세한 연출이 조용히 깊은 울림을 준다. 나의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이 타인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따스한 영화다.
18일 개봉. 미야케 쇼 감독. 119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