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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영화계에서는 ‘꽃미남’ 배우들의 이색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제작자로, 투자자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제작-투자-각색-연출에 주연까지. 1인 5역을 도맡는 예도 있다. 대표적인 스타가 브래드 피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윌 스미스, 톰 크루즈, 소지섭, 하정우 등이다.
최근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피트와 디캐프리오의 대결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한 사람은 웃고, 또 한 사람은 울었다. 피트는 ‘노예 12년’으로 생애 최초로 오스카(작품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디캐프리오는 직접 제작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고도 최종 선택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길버트 그레이프’ ‘에비에이터’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까지. 오스카 문턱에서 좌절한 게 벌써 네 번째다.
피트는 몇 년 전 ‘플랜 B(Plan B)’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그동안 ‘머니볼’ ‘월드워 Z’ 등의 영화를 선보이다 이번에 ‘노예 12년’으로 제작자로서 최고 지위를 획득했다. 전작으로 국내에서 523만 관객을 동원한 ‘월드워 Z’는 피트가 주연, 제작, 프로듀서 1인 3역을 도맡은 작품으로 디캐프리오와 치열한 경쟁 끝에 판권을 따낸 일화로 개봉 당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윌 스미스가 제작하고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으로 함께 출연한 ‘애프터 어스’는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최악의 작품과 영화인을 선정해 발표하는 제34회 골든 래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휩쓰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들은 온라인 투표에서도 최악의 콤비로 선정되는 불운을 겪었다.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4: 고스트 프로토콜’ 출연에 제작에도 참여했다가 저작권 문제로 10억 달러(1조 612억 원)에 달하는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 같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이색 변신은 올봄 극장가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조지 클루니가 제작, 각색, 감독, 주연을 맡은 영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은 지난달 27일 국내 개봉했으며, 역시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제작하고 아들 콜린 행크스가 출연한 ‘더 파크랜드’는 오는 20일 개봉해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세기의 예술품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예술품 전담부대 ‘모뉴먼츠 맨’의 실화를, ‘더 파크랜드’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 관심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국내에서는 배우 소지섭이 내달 1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에 개인 투자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앞서 소지섭은 한국영화 ‘영화는 영화다’에 자비를 들여 투자하고, ‘회사원’을 공동제작한 바 있지만, 자신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외국 영화에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국내 배우를 통틀어 그가 처음이다. 이 영화는 비록 무관에 그쳤지만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음악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지섭은 최근 한 패션 잡지와 인터뷰에서 “투자하고 싶은 영화는 내 마음을 움직인 영화, 하고 싶은 영화는 캐릭터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영화다”라면서 “좋은 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도, 엔딩크레딧에 내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라 투자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필로미나의 기적’은 50년 만에 아들을 찾아 나선 할머니와 특종을 쫓는 기자의 여정을 통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작품. 영화 속 이야기에 감동하여 투자를 결정한 소지섭은 ‘필로미나의 기적’ 예고편에 성우로 참여하는 등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멀티플레이어의 득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도 박중훈, 유지태, 하정우, 구혜선 등 배우들의 감독 변신이 잇따랐다. 이경규, 김남길, 김수로, 황정민 등은 배우 활동 이외에 영화, 연극, 뮤지컬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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