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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는 지난 25일 ‘가짜사나이’의 새 시즌을 내달 1일 오후 8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1~3회는 매주 목·토요일에 카카오TV와 피지컬갤러리 공식 유튜브에서 동시에 공개되고, 4회부터는 매주 수·금요일 오후 8시 카카오TV에서 단독으로 선공개된다.
국내 토종 OTT인 왓챠(Watcha)도 ‘가짜사나이’ 모시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왓챠는 2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10월 1일 공개되는 ‘가짜사나이2’가 유튜브 ‘피지컬 갤러리’와 왓챠에 동시 공개된다”고 밝혔다. 전 에피소드들과 함께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영상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짜사나이’는 헬스 유튜브 채널인 피지컬갤러리와 글로벌 보안 전문회사이자 전술 컨설팅 회사인 무사트(MUSAT)가 의기투합해 제작한 리얼리티 예능이다. 무사트에서 진행 중인 UDT(해군 특수전전단) 특수훈련 과정을 실제에 가깝게 재연한 강도 높은 수준의 훈련 과정을 담아낸다. 교육생으로 참여하는 출연자들은 유튜버나 BJ, 스트리머, 연예인을 포함한 셀럽들이다. 얼핏 보면 제목이나 포맷이 원조 군예능 ‘진짜사나이’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진짜사나이’가 줄곧 군대의 순한 맛을 보여줘 왔다면 ‘가짜사나이’는 ‘가짜’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 치닫을 때 겪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내적, 외적 갈등들을 여과 없는 ‘매운 맛’으로 방송에 내보내 화제를 이끌었다.
평범과 거리가 먼 훈련을 소화해내야 하는 평범한 교육생들과 이들을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시켜야 할 무지막지한 교관들 간 케미스트리는 이 프로그램에 웃음을 주는 백미다. 1기에서는 ‘인성 문제있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4번은 개인주의야’ 등 각종 온라인 유행어들을 남긴 교육대장 이근 대위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유튜브가 낳은 스타 이근 대위는 현재 모든 TV 방송사들이 섭외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예능, 토크 아이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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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가 가져다 준 화제성이 폭발적이었던 만큼 2기 교육생 및 교관 라인업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더 크다.
피지컬갤러리는 24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에피소드 0’을 공개하며 합격 교육생들의 얼굴들을 처음으로 영상에 담았다.
합격자 명단에 줄리엔 강과 전 축구선수 김병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곽윤기와 가수 샘김 등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예능 ‘지니어스’ 출신 오현민과 개그맨 손민수를 비롯해 힘의길, 이과장, 까로, 지기TV, 최고다윽박, 홍구 등 인기 유튜버들 등 총 14명이 이름을 올렸다.
티저 영상 속 출연자들은 바닷가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받거나 교관에게 기합을 받고 있다. 군장을 메고 행군을 하거나 구보를 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어 흥미를 유발했다.
피지컬 갤러리 측은 “진짜가 되기 위한 가짜들의 두 번째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가짜 사나이 2기’는 실제 무사트(MUSAT·해군특수전전단 훈련) 특별 과정과 훈련을 담고 있어 수위가 너무 센 부분은 삭제해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하실 때 출연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은 자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정식 에피소드 공개까지 1주일 가까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 때 군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원조 예능 MBC ‘진짜사나이’의 수준을 1기 때 진즉에 뛰어넘은 것은 물론 최근 공개된 2기의 티저 영상은 잘 만들어진 치열한 전투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한다는 호평이 줄을 잇는다.
트위치, 아프리카tv, 유튜브에서만 주로 활동하던 스트리머, BJ들 일색이던 출연진들의 라인업도 다채로워졌다는 평이다. 특히 TV 방송에도 좀처럼 모시기 힘든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교육생으로 선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부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위치에 있던 이들이 배려와 일말의 따뜻함이라곤 찾아볼 틈 없는 예정된 고난의 극한 행군에 직접 손을 들어 자원하고 선택받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50세 김병지의 경우 면접 당시 ‘가짜사나이’ 2기 도전이 선수 시절 드리블 사건 이후 찾아온 자신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가짜사나이’ 지원이 자신의 신념에 따른 일임을 증명하고자 훈련소 입소 직전 30년 간 유지한 꽁지 머리를 처음으로 반삭발로 자르는 영상을 인증해 놀라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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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위해, 나이와 체력의 한계 앞에서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등등 이들이 각자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목적은 다르다. 그럼에도 웹예능 하나가 이토록 많은 이들의 간절함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며 이를 지켜보는 대중에게 영감을 주고 미디어 시장 지형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자가복제’와 ‘천편일률’의 늪에 빠진 TV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답은 콘텐츠와 ‘가짜사나이’를 시청하는 대중 안에 있다. 한 누리꾼은 “유튜브 예능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굳이 TV 앞에 앉아 예능을 시청하고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고 다른 누리꾼은 “방송 심의와 수위, 이미지, 시청률 때문에 동화같은 면만 부각하는 순한 TV 예능들만 보기 지쳤다. 이름은 ‘가짜사나이’지만 이것이야 말로 진짜가 아닐까”라고 의견을 보냈다.
무엇보다 ‘가짜사나이’에 임하는 이들의 마음과 절박함이 그 자체로 ‘진짜’이기 때문에 가치있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무작정 화제성 높거나 논란의 소지가 많은 셀럽이나 자극적 인물들을 섭외했다면 절대 지금 같은 인기와 충성도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연예인들이 포함됐지만, 포함된 연예인들도 ‘가짜사나이’ 제작진들이 1기와 마찬가지로 ‘슬럼프로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들’을 뽑겠다는 선발 기준에 적합한 사람들이다. 에피소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피지컬갤러리 측이 공개한 지원자들의 면접 영상과 거기서 나온 지원자의 어록들까지 높은 조회수로 화제를 모으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답은 진정성에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