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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스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와 4시간 19분에 이르는 혈투를 펼친 끝에 세트스토어 3-2(6-3 2-6 5-7 6-1 6-2)로 이겼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 지난해 윔블던을 제패한 바 있다.
프랑스오픈 역사상 로저 페더러(은퇴),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 이외 선수가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건 2015년 스탄 바브링카(98위·스위스) 이후 9년 만이다.
2004년생으로 만 21살인 알카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하드코트(US오픈), 잔디코트(윔블던), 클레이코트(프랑스오픈)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호주오픈만 우승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240만 유로(약 35억7000만원)를 받게 된 알카라스는 세계 랭킹에서도 이번 대회 4강에서 이겼던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에 이은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반면 2020년 US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츠베레프는 풀세트 명승부를 펼쳤지만 끝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알카라스는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2세트 들어 범실이 늘어나면서 츠베레프에게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2세트 뺏긴 알카라스는 3세트 5-2로 앞서다 내리 5게임을 내주며 역전패해 벼랑 끝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경기가 안 풀리자 알카라스는 심판에게 강하게 불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시 안정을 되찾은 알카라스는 4, 5세트를 일방적인 경기로 이끌었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코트에 주저앉은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알카라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5살 때 테니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꿈이었다”며 “그랜드슬램 우승은 언제나 특별하지만 스페인 선수들에게 프랑스 오픈 우승은 더 의미가 크다, 내 이름을 그 리스트에 올린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왼쪽 발목에 에펠탑과 오늘 날짜를 문신으로 새길 것이다”며 “40여일 뒤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선 내 우상인 나달과 함께 복식조로 출전해 조국에 메달을 안기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