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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래퍼의 오늘]②"저희가 그런가요?" 女 래퍼 'YES or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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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5.10.28 07:40:00
‘언프리티랩스타2’의 한 장면.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남자와 여자의 성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별 중 하나로 ‘편견’을 꼽는다. ‘남자라서 이럴 것이다’ 혹은 ‘여자라서 이렇다’는 식의 사고다. 남자도, 여자도, 이러한 고정된 인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한다.

요즘은 방송에서 여자를 보는 시각을 달리한 콘텐츠가 인기라 눈길을 끈다.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대표적이다. 래퍼 앞에 붙는 ‘여성’이라는 말 때문에 생기는 편견이 있다. 여성 래퍼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어떨까.

△“힙합=남자? NO!”

힙합 가수라 하면 대중이 떠올리는 첫 이미지는 강렬한 소울(Soul)이다. ‘힙합 소울’이라 일컫는 장르 특유의 감성은 남성적인 것과 이어지곤 했다. 실제로 힙합 가수로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를 봐도 윤미래 외에 여성 래퍼를 떠올리는 대중은 많지 않다.

그런 시선을 바꾸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여성 래퍼를 양지로 끌어내자는 취지로 기획된 ‘언프리티 랩스타’는 의미가 깊었다. 지난 시즌에서 배출된 제시, 치타와 같은 스타 덕에 국내 여성 래퍼의 범주도 윤미래에서 확장됐다. 현재 방송 중인 시즌2에서도 ‘제2의 윤미래’라 불리는 트루디를 비롯해 피에스타의 예지, 원더걸스의 유빈, 씨스타의 효린까지 아이돌의 편견을 깬 여성 래퍼가 빛을 보고 있다.

한동철 Mnet 국장은 “힙합하면 여자보다 남자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그런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최근 남성 래퍼의 경연이었던 ‘쇼 미더 머니’에 참가했던 이들과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진을 맞대결 시킨 이유”라고 밝혔다. 쉽지 않은 대결이었지만 이 기회를 통해 힙합이 남성의 전유물과 같은 음악 장르가 아님을 증명했다는 호평도 나왔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 중인 걸그룹 피에스타의 예지.
△“실력보다 외모? YES!”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디스전(戰)’은 힙합 가수들의 음악 활동 영역에 있다. 감정적인 공격으로 시비를 거는 차원이 아닌 음악으로 대화하는 소통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1:1 배틀 형식의 ‘디스전’을 매회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래퍼의 실력을 검증한다. 작사 능력이나 랩을 구사하는 기술은 물론 상대의 공격에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도 가늠할 수 있다.

남성 래퍼와 달리 여성 래퍼의 디스전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외모에 대한 비하다. “얼굴만 믿고 까분다”는 내용이나, “몸매도 좋지 않은 주제에”라는 식의 독설이 담기곤 한다. 최근 유빈이 키디비를 향해 ‘이 노래는 돼지 잡는 레시피’라고 던진 랩 가사는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 래퍼의 디스전에서 외모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 배경엔 실력보다 외모로 떴다는 편견이 깔려있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 중인 헤이즈는 실제로 칸토, 마이크로닷 등 남성 래퍼로부터 “얼굴이 워낙 예쁜 래퍼”라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다른 여성 래퍼 사이에서 헤이즈의 높은 인지도를 두고 실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연출하는 고익조 CJE&M PD는 “남성 래퍼를 대항해서 여성 래퍼들이 보여주는 결속력은 대단하지만 여성 래퍼끼리 모여있을 땐 그 안에서도 편견과 고 정관념이 있다”며 “쉽게 말해 예쁜 래퍼, 몸매가 좋은 래퍼는 일단 얕보는 경우가 있고, 대단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기까지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욕? 일진? 로봇? NO!”

풍자와 비판. 힙합 정신으로 연결되는 속성이다. 듣는 이로 하여금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통쾌함을 안겨주는 게 랩 가사다.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 가사인만큼 욕설도 섞인다. 거친 표현도 빠지지 않는다. 외모도 강렬하다. 저마다의 개성이 강조되는 음악 장르지만 화려한 액세서리, 강렬한 메이크업은 여성 래퍼를 상징하는 비주얼이다. 강한 이미지에 독한 말을 뿜는 여성 래퍼의 모습은 일부 대중에게 실제 그들의 모습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입에 욕을 달고 산다더라”, “학교에서 잘 나가는 ‘일진’이었다더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독한 성격이라더라” 등의 소문에 휘말리기도 한다.

길미의 소속사 박승규 SS엔터테인먼트 실장은 “쉽게 표현해 아이돌은 무대 의상과 평소 의상이 다르지만 힙합 가수들은 그렇지 않다”며 “‘힙합 정신’이 일상에서도 통하기 때문인데 그런 탓에 센 가사나 비주얼을 그 사람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성격이나 본연의 마음을 ‘힙합 가수’라는 일종의 직업에 국한 시킬 수는 없지 않나”라며 “흔히 ‘센 언니니까 악플에도 무덤덤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마치 여성 래퍼를 감정 없는 로봇으로 보는 것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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