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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린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서 1년 만에 국내 나들이를 한 양희영(35)이 올 시즌 남은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양희영은 20일 경기 파주시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를 마친 뒤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메이저 대회 우승, 올림픽 출전 등 세운 목표를 다 이뤄 뜻깊은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영은 지난 6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해 만 34세의 나이에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이 우승으로 파리올림픽 출전도 확정했다. 우승 전까지 세계랭킹 25위여서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그는 우승 후 세계랭킹이 5위까지 급상승하면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 막차를 탔다. 올해 목표를 메이저 우승과 올림픽 출전으로 잡은 양희영이 2가지 목표를 다 이룬 순간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한 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는 이번에도 1타 차로 아쉽게 동메달을 놓치며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양희영은 “기다리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했고 정말 가고 싶었던 올림픽까지 출전해 제 커리어에서 가장 영광인 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평소보다 컷 탈락이 많아 아쉬움도 컸다”는 그는 “내년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올해 성과도 많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골프 유학을 한 양희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008년 LPGA 투어에 입문했다. 양희영은 카누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 양준모 씨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인 어머니 장선희 씨의 운동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LPGA 투어에서 17년 동안 활동하면서 한 번도 투어 생활을 쉰 적이 없고 시드도 한 번 잃은 적 없는 ‘성실파’다. 통산 6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양희영은 “다쳤을 때,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결국은 골프가 답이었다. 지금도 골프가 안 될 때 저에게 화가 나면서도 고치려고 연습하는 걸 보면 ‘내가 골프를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라고 결론을 낸다”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해 5년 시드를 받은 그는 마흔 살까지 LPGA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보장받았다. 한국 여자 선수가 LPGA 투어에서 40세까지 활동한 사례는 흔치 않다. 양희영은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 나이를 정해놓진 않았지만, 골프가 안 되는 걸 봐도 노력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은퇴할 것”이라며 “아직은 골프가 좋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성과가 많았지만 100점 만점에 70점밖에 주지 않겠다는 양희영은 올해 마지막 목표로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를 꼽았다. 다음달 22일 개막하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지난해 양희영이 무려 4년 9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거둬 더 뜻깊은 대회다. 특히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CME 포인트 60위 안에 들지 못하면 디펜딩 챔피언도 출전하지 못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한 해 농사를 잘 지었다’는 의미가 된다.
양희영은 “1년을 마무리하는 최종전만의 분위기가 있다. 그 코스를 걸을 때면 ‘올 한 해도 잘 보냈구나’, ‘1년 동안 고생했다’는 마음을 되새기게 된다”며 “CME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뒤 100점을 채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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