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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저녁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3’에서는 양희은이 출연해 지나온 인생사를 되돌아 봤다. 20대를 빚 속에 허덕이며 살아왔다던 그는 그 빚을 모두 갚고 난 후 처음 여유가 생겼다고 회고했다. 양희은은 빚을 다 갚은 후 오직 자신을 위해 홀로 14개월의 긴 배낭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스위스, 파리, 취리히를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타지에서 버스킹 공연도 하며 자유를 만끽했다고 떠올렸다.
양희은은 일하던 펍에 온 외국인 신부님들이 빌려준 250만원으로 극적으로 빚을 탕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희열은 “빚을 다 갚은 후 자신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양희은은 “세계여행을 했다”며 위같이 답했다.
그러나 그 자유마저 길지 않았다. 양희은은 “국내에 들어온 후 임신한 동생 희경이를 따라 건강검진에 따라나섰는데 병원에서 일하던 선배가 갑자기 검사를 권유하더라”며 “말기 암 환자의 전형적 얼굴 색깔이라고 하더라”고 회상해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난소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고 했다.
양희은은 “수술하며 하루에 7, 8kg가 빠졌다”며 “의사 선생님이 9개월 아기 만한 암 덩어리가 있다고 했다. 그렇게 커질 때까지 몰랐던 것이다. 난 그게 뱃집인 줄 알았는데 암 덩어리였다”고 고백했다.
이를 듣고 있던 유희열은 “이제 좀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데 억울했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양희은은 “별로 슬프지도 않았다”며 “내가 죽고 싶다고 죽어지는 것도 아니고 살고 싶다고 살아지는 것도 아니니까”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를 살린 건 뉴욕에서 온 의사 선생님이었다고. 양희은은 “의사가 뉴욕 암센터에서 최근 귀국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수술을 해보자고 하더라”며 “그런데 내가 거절했다. 인생은 원대로 되는 게 아니니 집으로 그냥 갔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집에서 버티던 양희은을 의사는 집요하게 설득해 수술은 성사됐다. 양희은은 “산부인과 수술을 하면 호르몬 이상으로 목소리가 굵고 탁해질 수 있는데 선생님 철칙이 암 수술 후에도 했던 일을 하고 일상을 유지하게 하는 거였다”며 “최소한의 절제로 목소리를 지켜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