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내셔널서만 파는 굿즈 사자’
머천다이즈 숍에 골프 팬 ‘바글바글’
마스터스 주간 1초에 37만원씩 물건 팔리는 셈
‘마스터스 직접 왔다’ 인증 위한 과시욕 반영
| 머천다이즈 숍에서 굿즈를 구매한 뒤 대형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는 패트런들.(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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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1초에 277달러(37만원), 1분에 1600달러(211만원), 한 시간에 약 100만달러(13억원). 노랑 바탕의 미국 대륙에 빨간 깃발 달랑 하나 꽂힌 ‘마스터스 로고’의 힘은 대단했다. 이 로고가 새겨진 굿즈(기념품) 종류만 100가지가 넘었다. 볼 마커와 모자, 후디, 티셔츠, 대회 깃발은 필수템으로 불렸다. 텀블러, 개 밥그릇, 그립 열쇠고리, 양초, 휴대용 술병 등 골프와 별로 관계없어 보이는 굿즈도 인기가 많았을 정도였다. 일주일만에 무려 약 7000만달러(약 925억원, 추정치)가 팔려 나갔다. 올해 대회 총상금의 1800만 달러(238억원)의 약 네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주최 측이 대회 총상금을 20% 올려도 웃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리는 마스터스 대회가 10일(한국시간) 성황리에 끝났다. 대회가 흥행하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도 특수를 누렸다. 기념품 숍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대회 기간에만 마스터스 굿즈를 구입할 수 있어서였다. 특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측은 2018년 기념품 숍을 이전의 두배 크기로 늘려 신축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백화점을 옮겨놓은 듯한 웅장한 분위기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판매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단 일주일 만에 7000만 달러의 거액을 판매 수익으로 올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그 이면에 ‘팬들의 과시욕’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마스터스 티켓 자체를 쉽게 구할 수 없다. 마스터스 측은 ‘패트런’이라고 부르는 약 4만 명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한다. 일반 팬들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파는 것도 아니어서 암표가 성행한다. 이 암표도 쉽게 구할 수 없는데, 운이 좋아 티켓을 손에 넣어 대회장에 방문한다고 해도 휴대전화를 반입할 수 없다. 사진도 영상도 찍을 수 없으니, 마스터스 직관을 인증하기 위해 굿즈를 구매하는 팬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굿즈는 온라인으로 절대 팔지 않고 마스터스 기간에 대회장에 와야만 살 수 있다. 품절도 빨리 돼 ‘한정판 욕구’를 자극한다. 덕분에 굿즈를 가득 채운 대형 쇼핑백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팬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 마스터스 골프 숍(사진=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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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마스터스가 굿즈로만 69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티켓 판매의 개념인 배지 판매로 4000만 달러, 해외 TV 중계권료로 2500만 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총 1억4200만 달러(약 1874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수익 중 굿즈 판매액이 절반에 달한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마스터스는 굿즈 판매와 더불어 올해 대회 총수익이 1억5000만 달러(약 1980억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굿즈를 구매하는 데 돈을 쏟아붓는 건 비단 팬들만이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간판 조던 스피스(미국)는 한 번에 5000 달러(약 660만원)를 ‘플렉스’ 했다고 털어놨다. 마스터스 로고가 새겨진 옷과 모자, 아버지에게 선물할 멋진 재킷 등을 샀고, 기념품 숍을 나설 때 네 개의 대형 쇼핑백을 짊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리브(LIV) 골프로 이적한 케빈 나(미국)도 가족, 친구, 스폰서들을 위한 선물을 사기 위해 연간 8,000달러에서 최대 1만 달러(약 1320만원)까지 써봤다고 밝혔을 정도다.
| 골프 숍에 가기 위해 줄을 선 패트런들(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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