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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일조선인 사회를 둘러싼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럭비의 ‘노 사이드 정신’(경기가 끝나면 편을 가르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하나가 됨)을 지키며 ‘럭비의 고시엔’으로 불리는 하나조노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2만 5000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단순한 스포츠 영화를 넘어 재일동포 공동체의 현실을 보여준 기록으로 평가받았다.
지도상으로는 가까운 거리지만, 오사카 조고 럭비부가 하나조노 무대에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팀은 일본 전국고교럭비대회에서 2009년과 2010년, 2021년 등 세 차례 4강에 올랐다. 일본 전역 800여 개 고교가 지역 예선을 거쳐 약 50개 팀만 본선에 오르는 대회에서 한국계 학생들로 구성된 작은 학교의 성과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오영길 감독은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감독을 맡으며 한국 럭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사카 조고 럭비부가 한국 럭비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현재 팀을 이끄는 이는 37살의 문현 감독이다. 2020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그 역시 재일조선인이자 오사카 조고 출신이다. 문 감독은 “전교생이 중·고등학교를 합쳐 300명 정도이고, 남학생은 200명 남짓”이라며 “럭비부 선수는 22명뿐”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다른 럭비 명문고가 수십 명 이상 선수층을 갖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오사카 조고는 쟁쟁한 팀들이 수두룩한 오사카 지역에서 강팀으로 인정받는다. 올해도 이 학교는 하나조노 출전권이 걸린 지역 예선에서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문 감독은 팀의 경쟁력에 대해 “결국 연습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본기 반복 훈련을 통해 학생들에게 화려한 기술보다 성실함을 먼저 익히게 한다는 설명이다.
문 감독은 경기력 못지않게 태도를 강조한다. 그는 “선수 이전에 좋은 인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규칙을 지키는 자세, 경기를 마치고 상대 팀 선수와 하나 되는 럭비 정신은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조선인에게 삶의 큰 무기가 된다.
문 감독의 목표는 다시 하나조노에 서는 것이다. 그는 “학생 수 감소와 환경적 제약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사카 조고와 하나조노를 잇는 2㎞의 거리는 변하지 않는다. 오사카 조고 럭비부는 그 짧은 거리를 다시 건너기 위해 오늘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문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60만 동포들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입니다. 아이들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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