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멀티플렉스]①
메가박스, 지난해 영업손실 134억원
CGV·롯데도 국내 영화관 사업은 적자
콘텐츠 다각화 등으로 새 활로 찾지만
흥행작 부재에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메가박스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 1700억 원을 넘어섰다. #CJ CGV, 롯데시네마도 국내 매출은 적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확대와 관객 감소로 극장들이 버티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관객을 유인할 흥행작 부재로 멀티플렉스 3개사의 ‘실적 보릿고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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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지난해 1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가박스는 2020년 영업손실 655억 원을 기록한 뒤 5년째 적자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754억 원에 달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 759억 원을 달성했지만, 이는 베트남·인도네시아·튀르키예 등 해외법인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영화관 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적자다. CGV의 국내 영화관 사업은 2020년부터 3년 내리 적자를 기록하다 2023년 흑자전환(86억원)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적자(-76억 원)로 돌아섰다. CGV는 약 4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최근 8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롯데컬처웍스가 운영하는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영업이익 3억 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베트남 영화관(45개관)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롯데시네마는 2023년 이후 국내 사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적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
OTT 시장의 성장, 흥행작 부재 등과 맞물려 국내 영화 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총관객 수는 1억2313만 명, 매출액은 1조194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2억 2667만명, 1조 9139억 원)과 비교해 각각 54.3%, 62.4%에 그친다.
극장들은 해외 사업 및 특별관 확대, 콘텐츠 다각화 등에 나서고 있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OTT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홀드백(극장 영화가 다른 플랫폼에 유통되기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제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관객들이 OTT 시청에 익숙해지면서 극장 활용이 크게 줄었다”며 “관객을 유인할 만한 흥행작이 많지 않아 멀티플렉스 3개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