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이순재, 대상 받고 눈물…"오래 사니까 이런 날도"[KBS 연기대상]

최희재 기자I 2025.01.12 00:46:50

‘2024 KBS 연기대상’, 녹화 방송으로 편성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
연기대상은 1970년 이후 54년만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배우 이순재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KBS 방송화면)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는 이순재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네”라며 말문을 열었다. 후배들의 축하 속에 무대에 선 이순재는 “제 기억으론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해가 1961년도 12월 31일이다”라며 “그 후에 KBS 작품에 많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늘 준비는 하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말을 덧붙이는 이유는 그동안 대상을 받게 되면 역사적 인물(들이 많이 받았다.) 우리 최수종 씨는 4번씩 받았다. 얼마든지 중복해서 줄 수 있다”며 “미국의 캐서린 햅번 같은 배우는 30대 때 한 번 타고 60 이후에 세 번 탔다.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이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며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알다시피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서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개들도 한 몫을 다 했다. 거제를 가려면 4시간 반이 걸리는데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라고 함께한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순재는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가천대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학생들 한명 한명을 다 지도한다.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서 기말에 발표하는 건데 도저히 시간이 안 맞더라”라며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난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근데 학생들이 ‘염려 마십시오. 가르쳐 주신대로 우리가 다 만들어내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걸로 알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2024 KBS 연기대상’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에 KBS2에서 생방송 예정이었으나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편성을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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