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5개 전 종목 석권... 메달 수는 7개
김우진·임시현 나란히 3관왕 등극
역대 올림픽 양궁 금메달 43개 중 32개 손에 넣어
한국 하계 올림픽 금메달 중 30%는 양궁 차지
|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김우진과 임시현이 금메달 수상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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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양궁이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마지막 날.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이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꺾고 화려한 금빛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품에 안았다.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김우진, 임시현), 여자 개인전(임시현)에 이어 김우진이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올림픽 역사상 양궁 5개 종목 싹쓸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양궁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전 종목을 석권했으나 당시엔 혼성 단체전이 없어 금메달 개수는 4개였다. 이외에도 여자 개인전의 남수현(19·순천시청)이 은메달, 남자 개인전의 이우석(27·코오롱)이 동메달을 추가하며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최고 성적을 냈다.
|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올림픽 연속 10연패를 달성해 금메달을 받은 (왼쪽부터)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 위에서 이를 상징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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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박성수 감독(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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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금빛 과녁에 명중했다. 지난달 29일 양궁 여자 단체전에 나선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30·인천시청)이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오직 시상대 제일 윗자리에만 서며 10연패의 위업을 썼다.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는 항상 애국가만 울려 퍼졌다.
이는 5개의 금메달 중 첫 번째에 불과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남자 대표팀도 금빛 활시위를 당겼다. 다음날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20·예천군청)이 개최국 프랑스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남자 대표팀이 2016년 리우 대회부터 3연패에 성공하면서 양궁 남녀 단체전 3연패도 이뤄냈다.
|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시현과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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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대표팀 에이스가 출격한 혼성 단체전도 한국의 차지였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2일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또 혼성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연패도 해냈다.
남녀 개인전도 한국의 독무대였다. 3일 여자 대표팀의 임시현이 남수현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어 남자 대표팀의 김우진도 개인전 정상에 서며 양궁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썼다.
|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차지한 임시현과 남수현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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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동메달을 딴 이우석.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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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과 김우진은 지난 도쿄 대회 때 안산(광주은행)에 이어 각각 2, 3번째 양궁 3관왕에 올랐다. 남자 선수로는 처음 3관왕을 달성한 김우진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림픽까지 접수하며 ‘양궁 그랜드슬램’ 달성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상 4개)을 제치고 한국 선수 동·하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보유자(5개)가 됐다.
|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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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은 “이제 조금은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라면서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우진은 벌써 다음 올림픽을 바라본다. 그는 초심을 강조하며 “메달 땄다고 (자만에) 젖어 있지 마라. 해가 뜨면 마른다”라면서 “은퇴는 없다. 열심히 노력해서 4년 뒤에 있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도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한국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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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양궁의 힘으로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대표 선발전 시스템을 꼽았다. 김우진은 “선발전만 통과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협회가) 만들어준다”라며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넘어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공정한 시스템이 있는 게 한국 양궁이 최강인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임시현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혼자가 아닌 우리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협회와 코치진,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까지 43개의 금메달 중 32개를 품으며 74%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다. 미국(8개), 이탈리아(2개) 등이 뒤를 잇는다. 종목별로는 여자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이 각각 10개로 가장 많고 남자 단체전(7개), 남자 개인전(3개), 혼성 단체전(2개) 순이다. 4일 기준 한국의 역대 하계 올림픽 금메달 106개 중 32개로 약 30%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