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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의 스크린X 연출을 담당한 오윤동 CJ 4D플렉스 스크린X 스튜디오 팀장의 말이다.
천만 타이틀을 거머쥔 ‘아바타2’는 국내 관객들 사이 3D, 4D 특수관 관람 열풍을 낳으며 ‘체험형 영화’의 힘을 증명했다. 특수관 비중이 ‘아바타2’ 극장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CJ 4D플렉스의 이지혜 4DX 스튜디오 팀장과 오윤동 팀장은 CGV의 4DX와 스크린X 특수관 연출을 각각 총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바타2’의 4DX, 스크린X 연출 비화를 털어놓으며 특수관 상영의 미래를 전망했다.
국내에서 CGV를 통해 상영되는 4DX와 스크린X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특수관 기술로 주목받았다. 4DX는 모션체어와 특수 환경 장비를 사용한 세계 최초의 실감(實感)형 상영관이다. 의자를 흔들거나 물을 튀기는 등 21가지 효과를 동원해 영화 속 인물이 처한 상황을 관객들도 똑같이 체험하게 한다.
스크린X는 정면을 넘어 양쪽 벽면까지 3면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다면 특별 상영관이다. 양쪽 벽면의 확장버전 영상도 우리가 직접 만든다. 영화가 완성된 후 제작사에서 소스, CG 등을 보내면 스크린X 제작팀이 이를 참고해 벽면 영상을 구현한다. 오윤동 팀장은 “제작사는 레시피만 알려주고, 요리는 우리가 직접 하는 셈”이라고 이를 표현했다.
2009년에 론칭한 4DX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69개국에서 783개관(국내 40개관)을, 2013년 론칭한 스크린X는 38개국에서 350개관(국내 50개관)을 운영 중이다.
CGV는 여기에 새로운 도전을 또 감행했다. ‘아바타2’ 개봉을 맞아 4DX와 스크린X, 3D 세 가지 특수관 포맷을 결합한 상영 형태(4DX 스크린 3D)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아바타2’ 개봉 당일 특별 시사회로 처음 상영한 후 폭발적 반응을 얻자 지난 4일부터 확대 상영했다.
시너지는 굉장했다. CGV에 따르면, 4DX 스크린 3D는 뒤늦게 개봉 2주차부터 정식 상영을 시작했지만 70%가 넘는 객석점유율로 상영관마다 거의 매진을 기록했다. 개봉 한 달을 훌쩍 넘은 지금도 예매가 어렵다.
오윤동 팀장은 “3D가 이미 몰입감을 보장하는 상영 형태인데, 스크린X의 확장된 화면이 긴장감을 살려주고 4DX가 실감을 강화하면서 각 포맷의 매력이 극대화됐다”며 “세 포맷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실험에 적합한 콘텐츠들이 없었는데 ‘아바타2’는 여러모로 이번 실험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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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명확한 콘셉트를 잡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이 팀장은 “‘아바타2’의 가장 뚜렷한 소재는 ‘물’이었다”며 “물의 움직임을 4DX로 어떻게 표현할지 집중했다. 물에 얽힌 작품들은 전부 레퍼런스로 삼고, 좋은 반응을 얻은 것들을 참고해 ‘아바타2’만의 색깔을 그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스크린X는 관객들의 몰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연구했다”며 “바다와 광활한 수평선, 심해에 거주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확장된 화면으로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아바타2’의 흥행을 통해 특수관의 무한한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도 덧붙였다. 오 팀장은 “‘아바타2’를 본 관객의 절반 이상이 특수관 소비자란 사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라며 “특수관의 유무가 영화의 흥행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관련 기술의 원천이 우리나라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특히 자부심을 느낀다”며 “할리우드 협업 성공 사례, 각종 피드백이 쌓이면서 우리만의 노하우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아바타2’를 시작으로 4DX 스크린 3D와 같은 포맷 결합 콘텐츠도 더욱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