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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독일, 일본 그리고 코스타리카가 속한 2022 카타르월드컵 E조는 ‘죽음의 조’ 불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 40위 이내 있는 4개국이 16강 티켓을 놓고 결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조’가 23일 마침내 조별리그 1차전에 돌입한다. 오후 10시에 독일과 일본이 먼저 경기를 치르고, 24일 오전 1시에 스페인과 코스타리카가 이어 경기를 펼친다.
4개국 가운데 스페인의 FIFA 랭킹은 7위로 가장 높다. 다음 독일 11위, 일본 24위, 코스타리카 31위다. 전력상 스페인과 독일의 16강행이 예상되지만, 첫 경기에서 이변이 나오면 누구도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혼전 속으로 빠져든다.
독일은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져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에 진 건 한국이 처음이었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38년 이후 80년 만이었다.
상대는 달라졌으나 독일로선 지난 월드컵 때 아시아 국가에 패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일본전에 총력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FIFA 랭킹과 전력을 놓고 보면 독일의 우위가 예상된다. 독일은 개막에 앞서 나온 외신 등이 분석한 각 조의 전력에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독일 공격의 선봉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만 10골을 넣은 토마스 뮐러가 나서고 레로이 자네(이상 바이에른 뮌헨), 세르주 그나브리(이상 바이에른 뮌헨)가 힘을 보탠다.
이와 함께 조슈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등이 건재하고, 마리오 괴체(프랑크푸르트)와 18세 공격수 유수파 무코코(도르트문트) 등이 합류해 신구의 조화도 돋보인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지킨다.
무엇보다 대표팀 26명의 엔트리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 7명, 도르트문트 소속이 5명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소속팀에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와 탄탄한 조직력을 발휘한 전망이다.
세르주 그나브리는 승리를 기대하면서도 신중했다. FIFA와 인터뷰에서 “일본은 분데스리가나 프리미어리그와 같이 최고 수준에서 뛰는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코스타리카는 어쩌면 약자일지 모르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모두가 모든 것을 바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선 첫 경기부터 독일이라는 거함을 만난 일본은 4년 전 한국의 승리를 떠올린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독일을 상대하는 게 버겁다. 그러나 엔트리 26명 중 19명이 유럽파라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유럽 축구에 익숙한 선수가 많은 만큼 독일전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일본의 주장 요시다 마야(샬케)는 “독일이 무적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이 보여줬다”고 승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스페인과 코스타리카 경기의 경우 전력면에선 스페인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스페인은 유럽 지역 예선 B조 1위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번 대회에선 2000년대생 신예들이 대거 발탁한 게 눈에 띈다. 특히 경기의 키플레이어가 될 2002년생 미드필러 페드리(바르셀로나)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2021~2022시즌 22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뽑아냈고 2022~2023시즌엔 레반 도프스키와 더욱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며 팀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