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벌써 넘쳐나는 특급 신인들로 들썩이고 있다. 고진영, 백규정, 김민선 등 1995년생 트로이카의 데뷔 이후 가장 치열한 신인왕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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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용인의 남부골프연습장에서 훈련 중 이데일리와 만난 마다솜은 “벌써 프로가 돼 이름을 날리고 있는 1999년생 동갑내기 최혜진이나 이소미, 안지현 등과 비교하면 프로 진출이 많이 늦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때는 프로 무대에서 잘나가는 동기를 보면 부럽기도 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천천히 길게 가겠다”고 프로 첫 시즌을 기대했다.
마다솜이 골프를 배우게 된 계기도 남다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캐나다로 가족여행을 간 마다솜은 그곳에서 공부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부모를 졸라 홀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나이가 겨우 9세였지만, 경기도 화성에서 과수원을 하는 부모는 딸의 바람대로 유학을 보냈다.
홈스테이하며 3년 가까이 유학 생활을 하던 마다솜은 방학 기간 잠시 귀국했다가 엄마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 골프를 처음 접해 본 마다솜은 클럽으로 공을 맞히는 재미에 빠졌다.
이때부터 골프에 흠뻑 빠져든 마다솜은 유학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골프선수의 길을 택했다. 프로 무대에 늦게 뛰어든 것도 골프를 조금 늦게 시작한 것과 연관이 있다.
마다솜은 “학교생활도 마치고 싶었고 아마추어로 활동하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 중 하나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는데 대학교 3학년 때 기대하던 태극마크를 달수 있었다. 국가대표가 됐을 때는 ‘해냈다’라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웃었다.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마다솜은 1년 동안 활동한 뒤 프로로 눈을 돌렸다. 2020년 가을 프로가 된 마다솜은 그해 10월 점프(3부) 투어에서 우승해 정회원 자격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드림(2부) 투어를 뛰며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4위에 올라 20위까지 주는 정규투어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긴 아마추어 생활을 하며 탄탄하게 다져온 기본기와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드림투어를 뛰면서 아마추어 때보다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몸소 느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더 쟁쟁한 경쟁자가 있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며 “정규투어 무대는 드림투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인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해 살아남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드라이버샷만큼은 언제든 정확하게 칠 수 있다는 마다솜은 단순하게 경기하면서 실수를 줄이는 실리 골프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드림투어보다 코스 난도가 높은 정규투어에서도 빨리 적응할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다.
마다솜은 “정규투어 톱랭커와 비교하면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 등을 더 보완해야 하지만, 드라이버를 잡으면 겁이 없을 정도로 자신 있게 칠 수 있다”며 “실수를 해도 오래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면서 경기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을 보였다.
올해 신인왕 후보로는 마다솜과 함께 2003년생 동갑내기로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윤이나(19)와 KB금융 스타 챔피언십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장하나(30), 김효주(27)를 상대로 우승 경쟁을 펼쳤던 이예원(19) 그리고 권서연(21), 서어진(21), 손예빈(20) 등 경쟁 상대가 즐비하다.
마다솜은 “욕심 같아선 신인상을 받고 싶지만, 실력이 좋은 신인이 많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드림투어의 경험을 살려 잘 버텨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홀로 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을 정도로 당찼던 마다솜은 골프선수로 더 큰 무대로 진출하고 싶은 야망도 내비쳤다.
그는 “골프선수의 길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이라는 무대에 가서 성공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며 “KLPGA 투어에서의 성공도 좋지만, 언젠가는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꿈을 이루고 싶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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