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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서는 지난 2일 방송된 MBC 음악 순위 프로그램 ‘음악중심’에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와 함께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비록 1위 트로피는 방탄소년단에게 돌아갔지만, 깜짝 1위 후보에 등극한 경서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음원차트 최상위권 롱런과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 후보. 중소 레이블 소속 가수가 데뷔곡으로 이뤄낸 성과임을 감안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성과다. 경서는 어떻게 이처럼 가요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할 수 있었을까.
◇10년 전 히트곡 재해석…폭넓은 세대 공략
경서의 데뷔곡인 ‘밤하늘의 별은’은 리메이크곡이다. 가수 겸 작곡가 양정승이 2010년 발표한 동명의 곡을 재해석해 2020년 버전으로 탄생시켰다.
양정승과 KCM, No Noo가 함께 불렀던 원곡은 발표 당시 국내 SNS 시장 점유율 선두에 있던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편안한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이 어우러진 원곡은 계속해서 반복해서 듣기에 부담이 없어 많은 이들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그 뒤로 ‘밤하늘의 별은…’은 시리즈 곡으로 거듭나 ‘밤하늘의 별을 11’까지 발표됐다. 그만큼 리스너들에게 곡명 자체만으로도 친숙한 곡인 셈이다.
경서는 히트에 성공해 음악의 힘이 검증된 곡 ‘밤하늘의 별을’을 10년 만에 다시 리메이크해 3040 리스너들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1020 리스너들에게는 신선함을 안겼다. 그 결과 음원차트에서 대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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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꿈의 엔진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밤하늘의 별을…’이 시리즈로 꾸준히 발표돼 왔고 원곡 역시 10년간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서 리메이크를 한다면 다시금 화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곡은 3명의 가수가 함께 불렀는데 여자 보컬리스트가 혼자 부르면 더 몰입하기 쉽고 많은 분이 따라부르기 쉽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싸이 감성’ 콘텐츠로 추억 자극…SNS 반응 폭발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2020)은 SNS상에서 주목받으면서 인기에 불이 붙었다. 소속사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활동 무대가 많지 않고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제작 방향성이 퍼포먼스형 아이돌 그룹들에게 맞춰진 가운데 SNS를 통한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사실 팔로워 수가 많은 음악 관련 페이지를 활용하는 홍보 방식은 이미 보편화돼 있다. 그렇기에 SNS 마케팅이 곧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이에 경서 측은 오랜 사전 준비 과정을 거쳐 세심하게 홍보 전략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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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스너들의 클릭을 유도한 앨범 재킷 사진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경서 측은 싸이월드 시절 감성을 다시 소환할 수 있는 재킷용 사진을 찾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사진을 일일이 뒤졌다고 한다. 리스너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재킷 속 주인공은 경서 측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섭외한 일반인이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에 게재된 ‘밤하늘의 별을’ 게시물들은 1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노래가 입소문을 타는 데 힘을 보탰다. 유튜브에 다수의 커버 영상이 게재되기도 했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현재까지 틱톡에서 개인 유저들이 올린 ‘밤하늘의 별을’ 관련 영상은 3만개 이상 게재됐으며, 700만개 이상의 관련 해시태그가 달렸다는 게 경서 측의 설명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단순하고 편안한 멜로디와 밝고 사랑스러운 가사가 배경음악으로 소비하기 좋다는 점을 틱톡에서 호응을 얻은 비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서의 ‘밤하늘의 별은’은 가온차트의 최신 주간 통화연결음 차트와 벨소리 차트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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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서의 노래 실력과 매력적인 음색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경서는 유명 뮤지션들을 다수 배출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채널A 음악 경연 프로그램 ‘보컬플레이 : 캠퍼스 뮤직 올림피아드’에 본명인 이경서로 참가해 김현철, 스윗소로우, 이석훈, 에일리 등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결론적으로 ‘밤하늘의 별을’(2020)의 돌풍은 히트에 성공했던 원곡의 힘과 전략적인 SNS 마케팅, 실력을 검증받은 경서의 신선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밤하늘의 별을’이 예상보다 큰 사랑을 받아 얼떨떨하다”면서 “현재 경서는 곡을 사랑해주신 분들께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며 경서를 향한 꾸준한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