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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외식업 활력 넣고, 폐교 위기 시골학교 살리고…'착한 예능'은 내 사명"[만났습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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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I 2026.03.04 08:02:37

크라임씬·싱어게인 등 예능계 미다스 손
유행보다 '사회적 의미' 방점둬 기획·제작
'태리쌤'으로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 관심 환기
'흑백3'는 식당 전쟁, 멋진 판 깔아볼 것
남들과 다른 기획, 모두가 합심해 좋은 결과로
성과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차기작 고민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통해 유통·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가 ‘방과후 태리쌤’(태리쌤)으로 돌아왔다. 배우 김태리가 작은 시골 학교에서 연극을 가르치는 콘셉트로, 학생 수 감소에 신음하던 시골 학교들이 특성화교육으로 부활한 사례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윤 대표를 만나 콘텐츠 제작 철학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흑백요리사2’·‘싱어게인’ 제작사 스튜디오 슬램 윤현준 대표 인터뷰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좋은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히 흥행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렇다 보니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더 의미있게 제작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가 밝힌 프로그램 제작 철학이다. 그가 최근 선보인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시즌2’는 종영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편의점·호텔 등에선 출연 셰프들과 활발하게 협업하는 등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전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도 날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태리쌤’은 배우 김태리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는 지방 마을의 폐교 위기 학교를 찾아 방과 후 수업을 맡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영 초기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인구 감소, 지방 소멸 등 국가적 위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계에선 이런 윤 대표를 두고 ‘트렌드 주도형 제작자’라고 평가한다. 트롯 경연 시대에 ‘싱어게인’으로, ‘먹방’, ‘쿡방’이 한물갔다는 얘기가 나올 때 ‘흑백요리사’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잘 되는 시장의 파이를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의 아이템을 찾아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윤 대표만의 ‘성공 방정식’이다.

이는 ‘다름을 존중하고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이라는 스튜디오 슬램의 슬로건과도 맞닿아 있다. 윤 대표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의미 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새 예능 ‘태리쌤’이 폐교 위기의 학교를 찾는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일차적으로 재미와 흥행을 고려해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민 끝에 내놓은 프로그램이 ‘태리쌤’이다. 흑백요리사가 한식에 대한 관심을 유발했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도 흥행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가 뭔가?

△‘태리쌤’은 지방소멸 시대에 폐교되는 학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지방 소멸, 폐교 등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작은 관심을 갖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수업 주제를 연극으로 잡았나.

△연극은 자신의 감정을 배우고, 협동심과 배려심을 배우는 과정이다. 비록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연기자가 아니라 해도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극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계속 시청하다 보면 폐교 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전작인 ‘흑백요리사2’가 큰 성공을 거뒀다. 비결을 얘기한다면?

△보존과 개선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결과라고 본다. 시즌 1에서 시청자 반응이 좋았던 것들은 크게 손 되지 않고, ‘히든 백수저’ 등 새로운 장치를 더했다. 제작자는 늘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했던 지점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균형이 통했던 것 같다.

-‘흑백요리사’는 해외에 한식을 알린 효과도 상당했는데.

△시즌 1이 전세계적으로 관심받는 것을 봤기에 시즌 2를 한식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큰 사명감으로 제작했다. 지역 식재료 미션을 늘리고, 한식 셰프를 다수 섭외했다.

-흑백요리사가 외식업계를 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파장을 예상했나.

△처음부터 단순히 재미만을 목표로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외식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익히 알고 있었고, 실력 있는 셰프를 대중에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의도에 갇히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는 ‘재미’에 집중했다.

-시즌 3에 대한 관심도 크다.

△시즌 3는 식당전쟁이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식당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콘셉트여서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시즌 1, 2의 큰 흥행으로 부담이 크지만, 이번엔 다른 판을 깔아보고 싶었다. 제작진도 과연 어떤 맛의 ‘흑백요리사’가 탄생할 지 궁금하다. 멋진 판을 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기대해달라.(웃음)

-다양한 장르에서 연이어 성공적인 작품을 내놓고 있다. 비결이 뭔가.

△스튜디오 슬램의 슬로건은 ‘다름을 존중하고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들의 공간’이다. ‘다름’을 추구하는 만큼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기획은 절대 추진하지 않는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기획하고, 모두가 합심해 만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경험과 신선함 모두 존중한다.

-콘텐츠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제작사들이 어떻게 활로를 찾아야 할까.

△왕도는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쉬운 길을 찾기보다 잘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리쌤’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기획안이었다.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미 있는 예능이라면 출연하겠다던 김태리 배우와 연이 닿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기획안을 만들었다고 해서 무리해서 강행하기 보다는, 시기를 보고 때를 기다려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 대표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97년 KBS 입사 △2011년 JTBC 이적 △2014년 ‘크라임씬’ 제작 △2015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제작 △2016년 ‘한끼줍쇼’ 제작 △2020년 스튜디오 슬램 설립 △2020년 ‘싱어게인’ 제작 △2024년 ‘흑백요리사’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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