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UFC 제앙 실바 "한국서 내 이름이 '재앙'이라고?"[이석무의 파이트클럽]

이석무 기자I 2025.02.22 06:24:31
UFC 데뷔 후 3연속 KO승을 이어가는 제앙 실바.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브라질 출신의 UFC 파이터 제앙 실바(28)는 크게 유명한 파이터는 아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국내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팬덤이 있다. 바로 이름 때문이다. 그의 풀네임은 Jackson Jean da Silva. 줄여서 Jean Silva라고 부른다. 그런데 ‘Jean’을 브라질 식으로 발음하면 한국식 발음 ‘재앙’이 된다.

제앙 실바는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의 크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 세후도 대 송야동’ 대회에서 멜식 바그다사르얀(아르메니아)과 페더급 메인카드 경기를 치른다.

대회를 앞두고 제앙 실바와 온라인 화상인터뷰를 하게 되자 가장 먼저 이름에 대해 물었다. “한국에서 당신의 이름 ‘제앙’은 ‘재앙’을 뜻한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완전 미쳤다. 내 이름이 재앙이란 뜻인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한 뒤 한참이나 껄껄 웃었다. 이어 “진짜 미친 건 나와 싸우는 모든 상대들에게 내가 재앙 그 자체란 것이다”고 파이터 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4연속 KO승을 노리는 UFC 파이터 제앙 실바. 사진=UFC
제앙 실바의 말은 틀리지 않다. 그는 최근 UFC에서 무섭게 떠오르는 타격가다. 2023년 9월 ‘데이나 화이트 컨텐더시리즈’를 통해 UFC 계약을 따낸 뒤 3연속 KO(TKO)승을 거뒀다. 그가 쓰러뜨린 선수 가운데는 2019년 UFC 부산 대회에서 최두호를 KO시킨 찰스 주르댕과 라이트급 KO승(8회)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드류 도버 등 UFC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 포함돼있다.

제앙 실바는 공격적인 성향이 뚜렷한 타격가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격투 감각으로 상대 펀치를 피한 뒤 카운터 펀치를 적중시키는데 능하다. 킥과 니킥, 펀치, 엘보우 등 다양하고 화려한 타격옵션을 자랑한다. 이번에도 타격으로 상대를 쓰러뜨릴 것인지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내 경기를 보는게 재밌는 이유는 내가 무엇을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펀치가 될 수도 있고, 엘보우가 될 수도 있고. 테이크다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상대 얼굴을 완전히 부숴서 재배치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제앙 실바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의 상대 바그다사르얀은 10전 8승 2패의 좋은 전적을 가지고 있다. 킥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그라운드는 다소 약하지만 타격 능력은 인정할만 하다.

어릴 때 길거리 싸움을 즐겼던 제앙 실바도 처음 정식으로 시작한 운동이 무에타이였다. 두 타격가의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해볼만 하다.

“난 길거리 싸움을 정말 엄청나게 잘했고 정말 좋아했다. 하루는 길거리 싸움을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서로 죽으라고 패는 걸 봤다. 그들에게 무슨 체육관에 다니느냐고 물었는데 무에타이 체육관이라고 했다. 가봤더니 마음에 들었지만 돈이 들었다. 시합에 나가면 그 비용을 댈 수 있었다. 싸움도 하고 돈도 벌 수 있어 아주 좋았다”

제앙 실바는 현재 UFC에서 떠오르는 신생팀 ‘파이팅 너드’에서 훈련하고 있다. 최근 미들급의 신흥강자로 주목받는 카이우 보할류(브라질)가 이 팀 소속이다. 물론 제앙 실바도 이 팀을 대표하는 간판 파이터 중 한 명이다. 그 역시 팀을 상징하는 ‘뿔테안경’을 쓰고 등장한다.

“브라질 남부 해안 지역에서 훈련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해 상파울루로 갔다. 거기서 파이팅 너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은 나를 초대했다. 같이 훈련해보니 정말 놀라웠다. 그곳에서 훈련한 지 3년이 됐다. 파이팅 너드는 머지않아 MMA 정상에 서게 될 것이다”

제앙 실바는 자신이 ‘이중인격자’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나는 보통의 제앙 실바고 또 다른 하나는 ‘로드 어새신(Lord Assassin)’, 줄여서 ‘로드’라고 부르는 싸움꾼이다.

“로드는 굉장히 공격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두들겨 팬다. 하지만 사실은 재밌고, 카리스마 있는 친구다. 누군가 로드가 가는 길을 막는다면 나가서 싸워 이긴다. 바그다사리안은 로드의 길을 막는 또 다른 남자다. 불행히도 그는 2라운드에 KO될 것이다”

아직 랭킹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제앙 실바는 자신을 ‘미래의 챔피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기를 화끈하게 이긴 뒤 페더급의 이름있는 강자들을 ‘콜아웃’한다는 계획이다.

“난 언젠가 챔피언이 될 것이다. 이번 경기를 이기면 콜아웃할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을 요구하려면 내가 먼저 멋진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 팬들이 날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팬들에게 최고의 주말을 만들어주겠다”

UFC 파이터 제앙 실바가 대회 포스터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UFC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