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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허니문처럼’(Honeymoonish)이 바로 그것이다. 쿠웨이트에서 제작된 ‘허니문처럼’은 공개 2주 만에 140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권)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깜짝 성과를 거뒀다. 공개 이후 한 달이 됐는데도 여전히 비영어권 영화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출신 엘리 엘 세만(Elie El Semaan)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허니문처럼’은 쿠웨이트·이집트 등 중동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 영화는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결혼 계획을 세우다 결국 서로에게 끌리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처음엔 서로 거들떠보지도 않던 두 남녀는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어릴 적 같은 유모에게 모유 수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아랍권에서는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일정 횟수 이상 같은 사람에게 모유 수유를 받으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제자매로 간주돼 결혼이 금지된다. 두 주인공은 형제자매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다소 유치하지만 동화 같은 연출, 슬랩스틱 코미디 등 요소가 더해지면서 아랍권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배꼽을 사로잡았다. 지금껏 접한 적 없는 아랍권 결혼 문화에 대해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허니문처럼’을 연출한 엘리 엘 세만 감독은 “한동안 OTT 및 TV 채널에서 납치, 살인 등 자극적인 장르물이 자주 방영돼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졌다”며 “‘허니문처럼’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로코물이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성공 요인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