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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개봉한 ‘컨저링3:악마가 시켰다’(감독 마이클 샤베스, 이하 ‘컨저링3’)가 여름 호러 시즌에 첫 시동을 걸었다. ‘컨저링’ 시리즈는 퇴마사인 에드 워렌, 로레인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에 기록된 실제 사건들을 이야기로 다룬다. 워렌 부부를 필두로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해 10년간 인기를 끈 공포영화 프랜차이즈로 명망이 높다.
이번 편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충격 실화가 소재다. 1981년 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19세 청년이 여자친구의 동생에게 붙어 있던 악마의 지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미국 최초 ‘빙의 재판 사건’을 다룬다.
개봉 첫 주부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컨저링3’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주말 사흘동안 29만 4522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7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는 34만 5763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소울’에 이은 첫 주말 오프닝 스코어 3위 기록이다.
오는 16일에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감독 존 크러진스키)가 개봉한다. 2018년 1편 개봉 후 3년 만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습격을 소재로 한다. 앞서 1편은 ‘소리를 내면 죽는다’란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들에게 긴장과 공포를 선사했고, 제작비의 20배에 달하는 글로벌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편은 전편에서 아빠의 희생 이후 살아남은 가족들의 후속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달 28일 먼저 개봉한 북미에서 첫날 1930만 달러(약 214억원)를 거둬들이며 전편의 기록(1886만 달러)을 넘어선 만큼 국내 스코어를 향한 기대도 높다.
그 다음날인 17일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포 시리즈 ‘여고괴담’의 최신작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가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인회 이사장이자 제작사 대표로서 한국 영화계에 큰 공을 세운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최근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작이기도 하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 분)가 학교 내 문제아인 ’하영‘(김현수 분)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화장실을 발견하면서 잃어버린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편 ’여고괴담 5‘ 이후 12년 만에 찾아온 후속작으로 반가움을 선사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무서운 영화를 보며 잠시나마 불안한 현실을 떨쳐내고 싶어하는 심리가 내재돼 있기 때문에 공포물들은 통상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인기가 강세인 패턴을 보인다”며 “공포물들이 많이 쏟아져나온다는 점 자체로 현실이 그만큼 불안정하고 공포스럽다는 점을 반영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공포 장르가 이미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개봉하는 작품들 모두 흥행력을 입증받은 시리즈물인 만큼 일정 관객을 끌어모으기 좋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신작 개봉도 예정돼 있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국내 공포 애니메이션 ‘클라이밍’도 기대작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제작한 작품으로 제45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경쟁 콩트르샹 부문에 초청받았다. 7월에는 영화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고, ‘곡성’ 나홍진 감독이 기획·제작에 참여한 태국 영화 ‘랑종’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