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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골퍼’ 최호성이 5년 만에 일본 프로골프 무대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가장 먼저 아내에 고마움을 전했다.
최호성은 15일 일본 지바현 지바 컨트리클럽 가와마 코스(파71)에서 일본프로골프협회가 주관으로 열린 제34회 일본 시니어 오픈 골프 챔피언십(총상금 8000만 엔)에서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쳐 장익제(51)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우승했다.
프로 통산 8번째 우승이자 시니어 투어 통산 3승, 일본에선 2019년 헤이와 PGM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들어 올리는 우승 트로피다.
2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려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던 최호성은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장익제, 가나메 유쿠(일본)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최종일 출발이 불안했다. 1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공동 선두에서 내려왔다. 그 사이 가나메는 4번홀부터 6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선두로 달아났다.
경기 후반 대역전극으로 기어코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15번홀(파4) 버디에 이어 16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더 줄이면서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로 앞서 갔다. 선두를 달리던 가나메는 9번홀에 이어 13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순위 싸움에서 밀려났고, 장익제는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해 2타 차로 벌어져 우승의 추가 최호성 쪽으로 기울었다.
2타 차 선두가 된 최호성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를 기록했고, 장익제는 버디를 잡아 1타 차 준우승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최호성은 땀과 노력으로 성공신화를 써온 불굴의 골퍼다. 그는 포항수산고 재학시절 참치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안양CC에서 일하던 중 뒤늦게 골프를 배웠다. 사고로 골프채를 잡는 게 불편했지만, 남들보다 더 많이 훈련하면서 프로가 됐다.
프로 무대에선 늦게 빛을 봤다. 2001년 2부 투어 상금왕을 거쳐 정규 투어에 올라와 2008년 하나투어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뒤 2011년 레이크힐스 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국내 무대에 만족하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간 최호성은 더 큰 성공을 이뤘다. 2013년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카시오월드 오픈, 2019년 헤이와 PGM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부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50세를 넘긴 최호성은 미국 챔피언스 투어에 도전했다.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돌아온 그는 국내와 일본으로 눈을 돌렸고, 올해 4월 참마루건설 시니어 오픈과 8월 KPGA 레전드 클래식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일본에서 출전한 시니어 투어 7개 대회에선 전 경기 톱10 이상을 기록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호성이 계속해서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아내의 내조다. 캐디를 하며 함께 투어 활동을 하는 아내 황진아 씨는 최호성의 가장 큰 지원군이자 단짝이다.
아내 황진아 씨는 작년 PGA 챔피언스 투어 도전에 앞서 “주변에도 많은 분이 힘을 주신다”라며 “최호성하면 불굴의 의지인데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남편에 힘을 줬다.
5년 만에 해외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호성은 “일본 시니어투어에서 지금까지 성적이 좋아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라며 “드디어 우승하게 됐고 그동안 아내가 옆에서 잘 챙겨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함께 고생한 아내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호성은 우승으로 상금 1600만 엔(약 1억 5100만 원)을 받았다.
최호성, 장익제에 이어 석종율이 합계 이븐파 284타 공동 10위, 허석호가 합계 4오버파 288타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