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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태국과의 3·4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한 차례 만난 뒤 26일엔 적지에서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태국전을 앞둔 한국은 변화의 시기에 놓였다. 부임 전부터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으로 경질됐다.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아 태국과의 2연전까지만 이끈다.
대표팀 수장이 바뀌면서 선수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황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ACL) 현장을 찾으며 국내파 선수를 점검했다. 지난 주말 치러진 K리그 경기장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마지막까지 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했다.
이중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인 건 단연 이승우(수원FC)다. 이승우는 지난 2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어 9일 전북현대전에서 황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침착한 마무리까지 선보이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황 감독의 경기장 방문을 알고 있었다는 이승우는 “모든 선수의 동기부여가 대표팀이고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기에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그러다 보니 잠이 잘 안 오기도 했다”라고 강한 의욕을 전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이승우는 벤투 감독 부임 후 점차 기회 줄더니 2019년 6월 이후 선발되지 않았다. 2022년 K리그1에 입성한 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대표팀 복귀는 쉽지 않았다. 그가 이번에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약 5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이승우는 “내 마음은 (대표팀에) 항상 가고 싶은데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후 내려지는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곳이 대표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 가고 싶은 욕심과 간절함은 어떤 선수보다 강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굳은 의지를 전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 역시 “이승우의 가장 큰 장점은 밀집 수비를 뚫는 능력”이라며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둔 대표팀에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라고 적극 추천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울산HD)의 발탁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주민규는 제주유나이티드 소속이던 2021년(22골)부터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모두 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선정됐고 득점왕도 두 차례(2021·2023년)나 차지했다.
꾸준함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주민규였으나 대표팀과는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표팀 발탁 여론이 강했지만 벤투, 클린스만 감독은 모두 그를 외면했다.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주민규지만 이번엔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조규성(미트윌란)을 비롯한 최전방 공격진의 부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오현규(셀틱)는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고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는 불법 촬영 혐의로 배제돼 있다. 주민규가 황새의 선택을 받으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해외파 중에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발탁 여부가 관심사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갈등을 빚으며 충돌했다. 이후 그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사과했고 손흥민이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과 함께했던 황 감독의 선택과 활용에 달렸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부상도 변수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주말까지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숙제다.
한편 황 감독은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한다.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선발 배경과 각오 등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