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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JTBC ‘나쁜엄마’의 배우 홍비라는 극 중 오하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같이 짚었다. 어떻게 보면 오하영은 영순 못지않은 비극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아버지에게 도구로 다뤄지는가 하면 그의 속임수에 사랑하는 남자를 오해하고 위해를 가하다가도 끝내 주인공들의 복수에 가담해 자신을 희생하는 성장형 캐릭터였다.
홍비라는 “하영이는 의존적이었고 자기 중심이 잘 잡혀 있지 않은, 여리고, 많이 예민하고 흔들리는 인물이었다”면서 “그런데 그런 인물이 어떻게 보면 사랑을 갈구하더라. 강호 오빠에게도 많이 의존하고. 하지만 극 중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인물은 아무도 없지 않았나”라며 맡은 역할에 대한 동정심을 내비쳤다.
이어 “결국 날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라고 느꼈을 것”이라면서 “사랑한 사람한테도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다가 아빠한테도 버림을 받고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그렇지만 그럴 때 비로소 자신을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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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고맙다는 인사도 사실은 대본에 없었지만 배우 본인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홍비라는 “원래 하영이 대본에는 대사가 없었지만 제가 고맙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감독님한테 고맙다고 한마디는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그 한마디에 하영이의 많은 감정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배역에 대한 애정과 깊이 있는 이해를 보인 홍비라는 지난 2018년에 데뷔한 6년차 배우다. 배우가 된 계기는 어머니의 권유로부터였다고. 그는 “원래는 어릴 적 미술을 전공했다”면서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더 이상 미술을 즐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예전처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때 엄마가 제게 연기를 권유하셨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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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어머니로부터 오는 연기 피드백은 엄격하다는 전언. 홍비라는 “늘 작품을 보시고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신다”면서 “이번 드라마에서는 뭔가 편하게 연기를 하더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극 중 명배우 선배님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하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액션을 하고 싶다는 홍비라. 그는 “몸을 움직이고 쓰는 걸 좋아하다보니 제 이미지와는 다른 액션이나 스릴러 쪽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지금까지는 좀 표현도 세게 하고 톡톡 튀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뭔가 잔잔하고 부드러운 내면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비록 진부할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폭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넓은 시각으로 유연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