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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은(22)이 10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7위 이민지(호주)를 연장 접전 끝에 제압하며 KLPGA 투어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한 송가은은 그해 신인상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년 차를 맞은 올 시즌은 초반부터 흐름이 좋지 않았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와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까지 3개 대회에서 내리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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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송가은에게 ‘2년차 징크스’라는 이야기가 따라붙었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에 비해 2년차 때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에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런 생각이 안들 수 없었다”고 돌아본 송가은은 “하지만 징크스라고 생각하면 정말 징크스가 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안하려고 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우승으로 더 이상 2년차 징크스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3번째 컷 탈락을 당한 뒤 멘털 트레이닝까지 받고 있는 송가은은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자신있게 하는 것이 멘털 훈련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라고 소개했다. 3연속 컷 탈락을 할 때는 퍼팅 라인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이 결정한 라인을 100% 확신하고 자신있게 스트로크했다. 샷을 할 때는 백스윙이 계속 낮게 들리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높게 드는 것만 신경쓰고 플레이했다.
송가은은 “이번 우승은 내가 한층 성장한 우승”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첫 우승 때는 3타 차를 뒤집은 역전 우승이어서 심리적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선두로 출발한 이날 경기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따랐다. 그는 “압박감에 지지 않고 내가 해야 할 것을 해낸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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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은은 3라운드 54홀 동안 단 7번밖에 그린을 놓치지 않았고 버디 19개를 잡아냈다. 2, 3개 홀에 한 번씩 버디를 기록한 것이다. 보기는 단 1개뿐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버디만 10개를 뽑아내며 코스레코드를 새로 썼다. 그린 적중률이 87%에 달했다.
지난 5월 그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상위권에 올랐으나 2, 3라운드에서 주춤해 우승을 놓쳤다. 지난달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에서도 1, 2라운드에서 67타와 66타를 때려 우승권에 오르고도 마지막날 3오버파로 무너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은 깔끔한 경기를 펼친 그는 2위 오지현(26)을 3타 차로 따돌리고 넉넉한 우승을 차지했다.
송가은은 “지난 대회들에서는 컷탈락에 대한 걱정 때문에 대회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그 흐름이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며 “컷탈락을 걱정하기보다는 10위권 이내에 드는 걸 목표로 경기하자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라운드부터 공격적으로 경기해 10언더파를 칠 수 있었고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샷, 퍼트감이 좋기 때문에 다음주도 우승을 노려 보겠다”며 “작년에 1승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2승 이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꾸준히 톱10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목표는 지난해 첫 우승을 안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다.
한편 고(故) 구옥희 이후 40년 만에 한 시즌 세 번의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박민지(24)는 아쉬움을 삼켰다. 박민지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엮어 2타를 줄였으나 공동 10위(11언더파 205타)에 자리했다.
박민지는 “워낙 대선배님의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었기에 도전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퍼트가 너무 안 떨어져 아쉬웠다. 그렇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는 15일 프랑스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