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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카스퍼 휼만트 감독은 4강행 티켓을 거머쥔 뒤 이같이 말했다.
‘안데르센 동화의 나라’로 유명한 덴마크가 유로 2020에서 새로운 ‘축구 동화’를 쓰고 있다.
덴마크는 4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난적’ 체코와 유로 2020 8강전에서 토마스 델라니(도르트문트)와 카스퍼 돌베리(니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덴마크가 유로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유로 1992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덴마크는 유로 2004 대회에서 8강에 오른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유로 2012에선 본선에 나섰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유로 2008과 유로 2016에선 아예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다.
9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이번 대회에선 대회 첫 경기부터 큰 시련을 겪었다. 팀의 간판 미드필더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테르 밀란)이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사고를 겪었다.
에릭센은 잠깐 동안 심정지를 겪었다가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당시 에릭센을 치료했던 덴마크 팀닥터는 “우리가 제세동기를 사용하기 전까지 그는 의학적으로 사망 상태였다”고 말했다.
간신히 의식을 되찾고 병원으로 옮겨진 에릭센은 심장 수술을 받은 뒤 무사하게 퇴원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복귀할 수 없다. 향후 선수 활동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에릭센은 자신이 쓰러진 당시 상황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건이 있은뒤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선수와 관중의 응원 세리머니가 전세계에서 이어졌다. 토트넘에서 에릭센과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도 국가대표 A매치에서 골을 넣은 뒤 중계 카메라로 달려와 “에릭센 힘내! 사랑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에릭센은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덴마크 선수들은 경기 때마다 에릭센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며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사건이 일어난 조별리그 1차전 핀란드전(0-1패)과 2차전 벨기에전(1-2패)에서 연패했지만 러시아와의 3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고 극적으로 조 2위를 차지, 16강에 진출했다.
대진운도 덴마크 편이었다. 덴마크는 16강에서 상대적으로 약체인 웨일스를 만나 4-0 완승을 거뒀다. 이어 8강전에서도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체코를 만나 승리를 따내면서 4강까지 도달했다. 덴마크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는 별개로 우승후보 강팀을 만나지 않은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기적의 팀’으로 떠오른 덴마크는 이제 가장 큰 고비를 맞이한다. 4강전 상대는 ‘축구종가’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8강전에서 우크라이나를 4-0으로 이기고 4강에 합류했다.
잉글랜드는 네 팀으로 압축된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4강전과 결승전을 안방인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덴마크로선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데다 잉글랜드의 홈 어드벤티지까지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덴마크는 4강전에서 새로운 동화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휼만트 감독은 8강전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이 이번 마음속에 항상 에릭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우리는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우리가 왜 축구를 사랑하는지, 축구가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계속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로 2020 4강전은 이탈리아 대 스페인, 덴마크 대 잉글랜드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7일 오전 4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대망의 결승전은 12일 오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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