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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인 이글에 30cm 퍼트 악몽까지..'희비'의 미션힐스 18번홀

주영로 기자I 2020.09.15 00:00:01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18번홀 그린은 앞쪽으로 ‘포피스 폰드’가 있고 코스 가까이에 관중석이 설치돼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린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이미림의 ‘메이저 여제 등극’ 승부처가 된 18번홀은 드라마틱한 명장면과 함께 통한의 실수가 모두 나온 희비의 홀이다. 총 길이 561야드의 파5 홀로 운영되는 이 홀은 그린 주변을 작은 호수가 둘러싸고 있다. 이 호수를 ‘포피스 폰드’(Poppie’s Pond)라고 부른다. 이번 대회 때 코스 길이는 531야드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대회 동안엔 관중석이 설치되지 않았으나 평소 대회엔 물을 건너 그린으로 향하는 길목에 관중석이 있어 선수들이 지날 때마다 갤러리와 손뼉을 마주치는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홀에 대해 LPGA 투어에서 가장 유명한 18번홀이라며, 2개의 티가 운영되는데 경기위원회가 매일 어떤 티를 사용할지 결정하고 아일랜드 그린은 퍼트의 정확성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린이 온통 호수로 둘러싸여 있기에 늘 위험이 존재한다. 2온에 성공하면 이미림처럼 이글을 뽑아내기도 하지만, 그린을 향해 친 공이 물에 빠지면 파를 놓쳐 큰 손해를 봐야 한다.

2018년 펼쳐진 박인비와 퍼닐라 린드베리의 연장 혈투는 해가 질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아 다음 날 아침까지 ‘1박2일’ 동안 이어졌다. (사진=AFPBBNews)
미셸 위는 2006년 대회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18번홀에서의 실수로 눈물을 훔쳤다. ‘여자 백상어’로 불리는 카리 웹(호주)이 이 홀에서 116야드 지점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에 넣으면서 이글을 잡아내 1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2위였던 미셸 위는 장타를 앞세운 2온을 노렸다.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그린을 살짝 넘어 프린지에 멈췄다. 어프로치해서 공을 홀 가까이 붙이면 버디를 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공이 그린 바로 옆에 멈춰 있어 퍼터로 굴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미셸 위는 웨지를 손에 잡았다. 그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그린에 떨어진 공은 홀을 지나 3m 지점에 멈췄다. 연장전으로 가려면 버디가 꼭 필요했으나 미셸 위의 퍼트는 홀을 벗어나고 말았다. 결과에 실망한 미셸 위는 한참이나 그린에 주저앉은 채 일어서지 못했다. 결국 우승은 카리 웹에게 돌아갔다.

이 홀에서 가장 충격적인 악몽을 경험한 선수는 김인경(32)이다. 2012년 대회(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김인경은 우승까지 단 30cm 퍼트만을 남겼다. 하지만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왔고, 김인경은 연장에서 유선영(31)에게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18번홀 그린 주변의 코스 이미지. (사진=LPG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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