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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 트와이스 '월드 인 어 데이', 새로운 공연문화 가능성 열어

김현식 기자I 2020.08.13 06:00:00

심사위원 리뷰

[이재원 문화평론가] “Oh, my God!”(오, 마이 갓!), “magician”(마술사), “어떻게 했지?”

그룹 트와이스가 히트곡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를 부르자 댓글 창에는 이런 글들이 이어졌다. 흰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멤버들의 바로 옆에 빨간색 의상을 입은 ‘쌍둥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마치 데칼코마니를 보듯 의상 색만 다른 쌍둥이 9쌍이 신기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트와이스의 단독 온택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트와이스 : 월드 인 어 데이’(Beyond LIVE-TWICE : World in A Day)가 지난 9일 오후 3시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열렸다. 트와이스는 지난 3월로 예정했던 ‘트와이스 월드투어 2019 트와이스라이츠’ 피날레 공연이 취소한 뒤 온라인 콘서트로 5개월 만에 126개국의 팬덤 ‘원스’(once)와 만났다.

미니 7집 수록곡 ‘스턱 인 마이 헤드’(STUCK IN MY HEAD)로 시작한 공연은 ‘TT’, ‘치어 업’(CHEER UP)까지 총 15곡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비대면 문화 활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온라인 콘서트가 그저 대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켜줬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콘서트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공연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먼저 ‘쌍둥이’들이 등장한 무대 연출은 오프라인 무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유형이다. ‘필 스페셜’(Feel Special), ‘모어 앤드 모어’(More and More)에서 보여준 홀로그램 역시 마찬가지. 무대와 모니터가 분리되는 오프라인 공연장과 달리 관객 입장에서는 무대 전체가 하나의 모니터가 되어 증강현실(AR)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늘에서 거대한 나무가 내려오는 듯한 홀로그램은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해냈고 카메라 바로 앞에 피어오른 듯한 나무와 풀밭은 마치 실재하는 자연 속으로 멤버들이 들어간 듯 보였다.

트와이스와 ‘원스’의 만남도 공연장보다 가까워졌다. 무대를 둘러싼 팬들의 영상 덕분에 트와이스는 일부 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볼 수 있었다. 공연 시작부터 ‘원스’ 남성팬들의 함성이 트와이스는 물론, 다른 공연 관람자들에게도 전달됐다.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공동체 의식을 실시간 연결을 통해 온택트의 새로운 현장감을 조성했다. 전 세계 팬들이 동시에 접속한 공연이라, 공연명인 ‘월드 인 어 데이’(World in A Day)는 ‘하루 안에 도는 월드 투어’라는 의미로 기획됐다. 그동안 월드 투어로 방문했던 서울을 비롯해 방콕, 마닐라, 싱가포르, 로스앤젤레스, 멕시코시티, 뉴욕, 시카고, 쿠알라룸푸르, 일본 7개 도시 등 16개 지역을 무대 위에서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스페인 일본 등 현지 팬과 대화의 시간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포토타임 후 팬들은 “사랑해”라는 구호와 플래카드로 트와이스에게 깜짝 이벤트를 열어주기도 했다.

최초로 공개된 ‘셰도우’(SHADOW)와 ‘파이어웍’(FIREWORK) 무대에서는 트와이스의 성숙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원스’들의 에너지를 얻었다”, “다시 만나자”고 입을 모은 트와이스는 새로운 온택트 공연 문화에 한 걸음을 뗐다. 다음 월드투어는 어떤 발걸음을 내디딜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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