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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한국과 일본은 이행 속도를 고민하고 있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29조원), 한국은 3500억달러(약 464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로이터에 “민주당은 투자 약속이 동맹국에 강요됐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행 압박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에시마 가즈히로 조치대 교수는 일본의 대응이 늦으면 추가 관세 요구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선거 결과와 거리를 뒀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미·일 동맹이 외교·안보 정책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속히 만나 양국 결속을 재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한국은 투자 이행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집중된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540억달러(약 72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를 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의회의 감시가 한국에 사업을 검토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합의 사항을 토대로 대미 전략투자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은 기존 노선을 지키고 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통상장관은 협상 접근법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레임덕’에서 ‘성난 오리’로 바뀔 수 있다며 무역 공세가 거세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다만 각국이 마냥 버티기는 어렵다. 현재 관세 대부분은 의회 표결 없이 발동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다. 민주당이 관세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3분의 2 의석에는 못 미친다. 새 의회가 출범하는 것도 내년 1월이다.
반면 협상 시한은 줄줄이 다가온다. 미·중 무역 휴전은 내년 1월 끝난다. 한국·일본·EU 등 16개 교역국을 겨냥한 과잉생산 301조 조사는 내년 3월이 최종 조치 시한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내년 7월 1일 연례 검토를 앞두고 있다. 협상을 미뤄온 나라는 이 시한에 맞춰 새 관세를 떠안을 수 있다.
첫 시험대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다. 그는 필리핀에서 동남아 정상들을 만난 뒤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로이터는 백악관이 민주당 반대를 우회할 관세 등 행정조치를 수개월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남은 2년 동안 거부권 정치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