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독일도 전기차 대세 됐는데…유독 낮은 日의 전기차 비중 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형욱 기자I 2026.07.28 23:41:5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35년 100% 전동화" 목표 있지만,
하이브리드 포함에 실질적 부담 낮아
낮은 수준의 규제에 제조사 부담 없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해 소비자들 ''외면''

일본 도쿄 혼다 본사에 전시된 전기차 모습. (사진=EPA)
일본 도쿄 혼다 본사에 전시된 전기차 모습. (사진=EPA)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바야흐로 전기차의 시대다. 전 세계 신차의 4분의 1이 전기차로 바뀐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즐비한 독일도 지난 6월 드디어 순수 전기차(BEV) 판매비중(28.4%)이 하이브리드(28.1%)와 가솔린(20.5%), 디젤(11.4%)을 제치고 ‘대세’가 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충전형 차량 비중은 무려 39.3%에 이른다. 연초 보조금 확대 정책과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맞물린 결과다.

노르웨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신차 판매 중 전기차(EV) 비중이 97%에 이르렀다. 사실상 모든 차가 전기차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71%), 아이슬란드(62%), 스웨덴(61%), 네덜란드(58%)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도 지난해 1320만대의 EV가 판매되며 이미 신차에서의 비중이 53%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유독 전기차 비중이 낮은 나라가 있다. 독일, 미국과 함께 전통의 자동차 강국으로 손꼽히는 일본이다. 일본의 올 6월 전기차 판매 비중은 5.3%에 불과하다. 지난해 2.9%보다는 크게 늘었다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연간 신차 판매량이 450만대로 한국의 2.6배 규모 시장이지만, 지난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만대 초반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한국도 전 세계적으론 전기차 보급이 빠른 건 아니지만 지난해 13.0%, 올 상반기는 23.4%까지 그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35년 승용 신차의 100% 전동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는데, 현실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치다보니 다양한 해석이 뒤따른다. ‘일본인은 원래 변화를 싫어한다’는 식의 문화적 해석, ‘일본 충전 규격의 최대출력이 낮아 전기차 충전 속도가 더디다’는 기술적 해석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결정적 요인으로 보지 않는다. 일본의 최대출력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일본 내 보편적인 경형 EV의 경우 하룻밤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보단 일본 정부의 낮은 의지가 전기차 보급이 더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2035년까지 승용 신차의 100%를 전동화하겠다’는 그럴듯한 구호는 있지만, 이는 이미 전체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하이브리드(HEV)가 포함된 만큼 목표에 큰 착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제조사로서도 굳이 HEV 제조 강점을 포기한 채 순수 EV를 개발해야 할 정도의 부담은 아닌 셈이다. 일본 신차 시장 점유율 95%에 이르는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국 제조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으니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EV 모델의 종류도 극히 제한된다. 역설적으로 일본 제조사가 주유·연비 부담이 적은 HEV와 경차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순수 EV 보급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수소차로 바꾼다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 목표 속 테슬라와 BYD 등 외국 전기차가 빠르게 국내 시장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도 이에 뒤질세라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내놓는 중이다.

일본의 한 주차장. (사진=게티이미지)
일본의 한 주차장. (사진=게티이미지)
일본의 공동주택 중심 생활 방식, 주된 주차장 형태도 전기차 인프라 보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본의 보편적 거주 형태인 맨션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려면 주민 관리조합이 이를 결정해야 하는데, 많지도 않은 전기차 운전자를 위해 돈을 들여 충전소를 깔 유인 자체가 없다. 배선과 설치가 어려운 기계식 주차장이 광범위하게 보급된 점, 아예 전원이 없는 임대 주차장이 많다는 점도 충전소 보급을 어렵게 한다.

물론 한국도 일본처럼 공동주택 중심이지만 강력한 규제가 일본과 차이를 만들고 있다. 한국은 신축은 물론 기존 공동주택에도 주차면수의 2~5%에 전기차 공용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 일본도 도쿄도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신축 건물에 EV 충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기는 했지만 전국 규제가 아닌 지자체 조례이고, 그나마도 기존 건축물이 아닌 신축에 한한 조치다.

일본 주차·카셰어링 기업 파크24가 올 3월 자사 회원 47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1%의 응답자가 EV 구매를 검토한 적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또 전기차를 검토했으나 구매하지 않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58%)이 그 이유로 ‘충전소가 적어서’라고 답했다. 비싼 가격(49%)이나 주행거리 불안(42%)보다 충전 그 자체의 어려움을 가장 우려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설계 측면에서 (EV 보급) 압력이 낮다보니 EV 공급이 없고, 게다가 주차장 구조 탓에 충전 인프라까지 부족하다보니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