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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명문 코넬대 '집단성폭행' 의혹 일파만파…뉴욕주 특별검사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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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02 22: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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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학생 "약물·술 취한 상태서 성폭행" 주장
당시 형사기소 없이 종결…최근 민사소송으로 재점화
경찰보고서서 "100% 강간당했다" 진술 누락 논란
호컬 주지사 "지방검사 신뢰 잃어"…州법무장관 투입
학생 시위·동문 기부 중단 움직임…대학 책임론 확산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2년 전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형사 기소 없이 종결됐던 사건이 피해를 주장하는 전 학생의 민사소송과 대학 내부 조사자료 공개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경찰과 검찰이 핵심 진술을 제대로 전달·검토했는지를 둘러싼 의문까지 불거지자 결국 뉴욕주지사가 현지 지방검사에 대한 신뢰 상실을 선언하고 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투입했다.

제인 왕(왼쪽)과 소피아 라일리 심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에서 열린 성폭력 관련 학생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시민권 옹호 활동을 하는 코넬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학생단체 소속이다. (사진=로이터)
제인 왕(왼쪽)과 소피아 라일리 심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에서 열린 성폭력 관련 학생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시민권 옹호 활동을 하는 코넬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학생단체 소속이다. (사진=로이터)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전날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호컬 주지사는 “새롭게 공개된 정보가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사가 사건을 공정하게 지휘할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제임스 법무장관은 “모든 뉴욕 주민은 범죄를 신고하면 완전하고 공정하게 조사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며 사실과 법에 따라 수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특별검사에게는 사건을 새로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범죄 혐의를 기소하거나 대배심에 증거를 제출할 권한이 주어진다.

2년 전 무슨 일이…“약물·술 취한 상태서 성폭행”

사건은 2024년 10월19일 밤 뉴욕주 이타카에 있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 숙소에서 발생했다.

법원 문서에서 ‘제인 도(Jane Doe)’로 익명 처리된 여성은 당시 20세의 코넬대 2학년생이었다. 지난달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그는 술과 약물을 섭취한 뒤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카이 파이 소속 남학생 여러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송 대상에는 남학생 7명과 코넬대, 카이 파이 등이 포함됐다.

사건에 연루된 남학생들은 대학 내부 조사에서 잘못을 부인했다. 공개된 조사자료에 따르면 7명 가운데 4명은 여성과 성적 접촉이 있었지만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고, 나머지는 성적 행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성은 사건 발생 몇 주 뒤인 2024년 11월 코넬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톰킨스카운티 검찰은 당시 아무도 형사 기소하지 않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 캠퍼스에 대학 경찰 차량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 캠퍼스에 대학 경찰 차량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논란의 핵심은 검찰이 당시 어떤 자료를 토대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느냐다. 매슈 밴 하우튼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사는 최근 당시 피해 여성의 최초 선서진술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약물을 투여받았다거나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자료에서는 여성이 2024년 코넬대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100% 확신을 갖고 내가 강간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주로 검토한 코넬대 경찰의 6쪽짜리 보고서에는 이 같은 명시적 진술이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코넬대 내부 조사와 관련한 1000쪽 이상의 자료를 입수해 사건 당시부터 신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도했다. 사건을 둘러싼 새로운 정보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경찰이 핵심 진술을 검찰에 제대로 전달했는지, 검찰이 충분한 수사를 했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졌다.

결국 밴 하우튼 지방검사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달 28일 사건을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컬 주지사는 그에게 사건을 계속 맡길 수 없다며 제임스 법무장관을 특별검사로 지정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사진=로이터)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사진=로이터)
학생들 “설명하라”…동문은 기부 중단

논란은 코넬대의 사건 처리 방식으로도 번지고 있다. 대학 측은 사건과 관련해 교내 조사와 징계 절차를 진행했다. NYT에 따르면 관련 남학생 가운데 2명은 퇴학됐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처분이 내려졌다. 대학 측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코넬대 학생의회가 지난 1일 개최한 공개회의에는 약 100명의 학생과 교직원 등이 참석했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까지 공개하며 대학의 대응과 성폭력 신고·조사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학생의회는 대학 측에 이번 사건의 조사 결과와 처리 과정을 일반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언어로 설명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반발은 학교 밖으로도 확산했다. 수백명의 코넬대 졸업생들은 학교가 내부 조사에서 증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공개할 때까지 용도가 제한되지 않은 일반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5일에는 학교의 상징인 시계탑 인근에서 학생들의 시위도 예정돼 있다.

코넬대는 자체 대응에 대한 외부 독립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성폭력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당시에도 수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징계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 입구 표지판 앞을 한 학생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 코넬대학교 입구 표지판 앞을 한 학생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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