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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원 쏟아부은 LIV 골프, 결국 청산 위기…3억달러 투자마저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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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11.05 18: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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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파트너스, 스타 확보 실패에 투자 계획 철회
PIF 지원 중단·DP 강경 대응에 선수 이탈 가속
람·디섐보 등 거액 미지급…내년 재출범 사실상 좌초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리브(LIV) 골프가 출범 4년 만에 청산 위기에 몰렸다. 파산 보호 신청 이후 추진했던 새 리그 출범 계획마저 핵심 투자사의 자금 지원 철회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존속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리브(LIV) 골프 대표하는 스타였던 욘 람.(사진=AFPBBNews)
리브(LIV) 골프 대표하는 스타였던 욘 람.(사진=AFPBBNews)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5일(한국시간) 영국계 사모투자회사 BC파트너스 크레디트가 LIV 골프에 최대 3억 달러(약 4020억 6000만 원)를 투자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철회의 결정적인 이유는 스타 선수 확보 실패다. BC파트너스는 LIV 골프가 새로운 리그를 운영할 만큼 충분한 선수들의 참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LIV 골프는 지난 9월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한 뒤 ‘LIV 2.0’이라는 이름으로 2027년 재출범을 추진해 왔다. 대회 수를 최소 10개로 줄이고 상금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팀 중심의 운영 방식을 강화하고 선수들에게 리그 지분을 제공하는 구상이었다.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는 선수들이 리그 지분을 보유하면 기존 계약금과 상금 외에도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BC파트너스 역시 이 같은 사업 모델에 기대를 걸었다. 테드 골드소프 BC파트너스 크레디트 총괄책임자는 지난 9월 한 스포츠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그동안 막대한 자금이 선수 영입과 인프라 구축에 투입됐다”며 “이미 선수들이 확보된 만큼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브렌던 스틸과 캐머런 트링게일 등 4명이 공개적으로 새 리그에 대한 지지를 밝혔지만, LIV 골프를 대표했던 스타 선수들은 잇따라 이탈했다. 잔류 의향이 있는 선수는 최대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흥행을 이끌 만한 간판선수가 부족했다.

욘 람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이상 스페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티럴 해턴(잉글랜드) 등이 새 리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비드 푸이그(스페인), 톰 매키빈(북아일랜드) 등 젊은 선수들도 LIV 골프를 떠났다.

LIV 골프의 최대 스타로 꼽히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조차 리그에 대한 지지는 유지하면서도 2027년 새 리그에 합류하겠다는 확답은 내놓지 않았다.

선수 이탈을 부추긴 것은 유럽 DP 월드투어의 강경한 방침이었다. DP 월드투어는 LIV 2.0과 계약하는 선수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 선수들에게는 LIV 잔류가 2년마다 미국과 유럽이 맞붙는 라이더컵 출전 기회를 포기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LIV 골프의 몰락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금 지원 중단에서 시작됐다.

LIV 골프는 2022년 출범 당시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디섐보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수억 달러의 계약금을 제시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정면으로 맞섰다. 이후 람까지 영입하며 기존 프로골프 질서를 흔들었다.

오른쪽 스콧 오닐 LIV 골프 CEO.(사진=AFPBBNews)
오른쪽 스콧 오닐 LIV 골프 CEO.(사진=AFPBBNews)
PGA 투어에서 우승 경험이 한 차례에 불과한선수에게도 선수 생활 전체 상금보다 많은 3000만 달러(약 402억 6000만 원)의 계약금을 지급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그레그 노먼 초대 CEO 체제에서 출범한 LIV 골프에 PIF가 투입한 자금은 50억 달러(약 6조 707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PIF는 올해 4월 투자 전략을 변경하고 2026시즌 이후 LIV 골프에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막대한 자금에 의존해 운영되던 LIV 골프는 결국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9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선수들의 기존 투어 복귀도 이어지고 있다. 켑카는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LIV 골프를 떠났으며, PGA 투어는 금전적 제재를 조건으로 복귀 길을 열어줬다.

패트릭 리드(미국)도 LIV 골프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DP 월드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PGA 투어 복귀를 앞두고 있다. 람 역시 켑카와 같은 수준의 금전적 부담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LIV 골프의 재정 상황도 심각하다. 파산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LIV 골프는 스타 선수들을 포함한 최소 1000명의 채권자에게 5억~10억 달러(약 6709억~1조 3417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람과 디섐보, 존슨은 LIV 골프에 대해 가장 큰 무담보 채권을 보유한 선수들로 각각 지급 기한이 지난 미지급금만 500만 달러(약 67억 10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람의 계약 해지 합의는 5일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 심리에서 승인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투자 철회로 법원 심리의 초점이 LIV 골프의 자산 청산 문제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했다.

LIV 골프는 이번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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