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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 보수는 만신창이다. 장동혁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은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차기 총선·대선 필승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오 시장의 2심 무죄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오세훈 대망론’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오 시장의 약한 고리는 세력이다. 친(親)오세훈계가 없었지만 이젠 모든 게 달라졌다. 과연 오 시장의 ‘별의 순간’을 잡을까.
‘쓰러지고 재기하고’ 불운의 정치 역정…오세훈, 무계파 나홀로 정치
오 시장의 무계파 정치는 불운의 정치역정과 연관돼 있다. 30년에 이르는 정치활동 10년이 정치적 낭인시절이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총선 출마와 전대를 통한 여의도 복귀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오 시장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추미애 경기지사와 결은 다르지만 무계파 ‘나홀로 정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오 시장은 90년대 중반 ‘오변호사 배변호사’라는 유명 TV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이후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여야 모두 뜨거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오 시장의 상품성은 뛰어났다. 초선 시절에는 수려한 외모 덕에 ‘한국의 빌 클린턴’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2004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린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정당법 개정안’이라는 개혁 3법을 주도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승리 이후 ‘포스트 이명박·박근혜’로 주목받았지만 2011년 서울시장 재선 이후 ‘무상급식 파문’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10년은 정치적 암흑기였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서울 종로 및 2020년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 출마로 여의도 복귀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앞서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와의 맞대결에서도 패배했다. 여의도 정치를 근거로 오세훈계를 만들 기회조차 없었던 셈이다.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정계를 떠날 수준의 긴 시간이었다. 오 시장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진 2021년 치러진 서울시장 보선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6년 선거까지 내리 3선을 달성했다.
서울시장은 경기지사와 더불어 차기대권의 지름길이다. 다만 오 시장의 대권 경쟁력은 늘 평가절하됐다. 이른바 ‘친노·친문·친명’은 물론 ‘친이·친박·친윤’이라는 대권으로 밀어올릴 확실한 계파와 팬덤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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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심 무죄 선고 이후 주목할 변화가 만들어졌다. 이른바 오세훈 사단의 형성 가능성, 다시 말해 친(親)오세훈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현장에 나온 현역 의원은 14명이다. 국민의힘 권영진·엄태영·조은희 의원은 물론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정훈·김소희·박수민·서명옥·이상휘 의원이 자리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합류했다. 해프닝이지만 일부 원외 인사들의 경우 윤상현 의원을 제치고 오세훈 옆자리 쟁탈전까지 시도할 정도였다. 이후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오뚜기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된다”는 이준석 의원의 서울시장 공관 만찬 삼행시마저 화제였다. 실제 오 시장은 극적 생환 이후 정치적으로 수직상승했다. 이후 오 시장의 발언에는 힘이 넘쳤다. 서울시를 바라보는 여의도의 눈길 또한 크게 달라졌다.
이른바 친오계가 만들어진다면 원내 핵심은 권영진·조은희·엄태영 의원 3인방이다. 권 의원은 한나라당 쇄신그룹인 미래연대 활동은 물론 서울시장·대구시장으로 호흡을 맞춘 오세훈계 중진이다. 조 의원은 서울시 최초의 여성 정무부시장으로 파격 발탁돼 서울시장·서초구청장으로 활동했다. 엄 의원 역시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오 시장과의 오랜 친분으로 바탕으로 정치적 동지로 활약했다. 아울러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으로 화제를 모은 김재섭 의원은 2021년 서울시장 보선 캠프 합류 이후 대표적인 친오세훈계 청년 정치인이다. 서울시청 안팎에서도 ‘오세훈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은 물론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 오신환·김병민 전 정무부시장 등 주요 측근그룹도 눈에 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23일 무죄 선고 이후 오 시장과의 오만찬이나 티타임 요청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내달 초에는 서울시 국감에 나섰던 국회 국토교통위·행정안전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식사정치도 예정돼 있다. 보수 차기지형의 지각변동 속 달라진 오 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만일 내년 8월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 공천을 전후로 친오세훈계가 대거 진입한다면 오 시장의 차기 대권은 보다 탄탄대로다.
‘반(反)장동혁 비(非)한동훈’ 국힘 기류 속 오세훈 경쟁력 부각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이라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여야 판단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유죄, 국민의힘은 무죄를 베팅했다. 결과는 무죄였다. 여야의 정치지형이 한방에 뒤집어졌다. 당장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사라졌다. 여야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선거 패배를 우려했던 민주당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웃어야 할 국민의힘은 보다 복잡한 고차방정식에 직면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안팎에는 무기력과 공포가 상존했다. 현 정부의 메가톤급 실정에도 장동혁 대표 체제로는 차기 총선·대선이 어렵다는 인식 탓이다. 수면 아래로 접어든 ‘장동혁 퇴진론’은 대안부재 성격이 강하다. 반대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도 두렵기만 하다. ‘노무현 신화’마저 뒤흔드는 가공할 전투력을 고려하면 한 의원의 복당은 곧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공천학살과 동의어다. 이 때문에 전체 109석의 국민의힘 현역 중 ‘확실하고 분명한’ 친(親)장동혁계 및 친(親)한동훈계 인사를 제외하면 최대 90명에 이르는 압도적 다수는 거의 관망파다. 본인의 차기 총선 공천 여부를 고려해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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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의 정치적 공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이른바 ‘오동석(오세훈·한동훈·이준석) 트리오’에 장동혁 대표까지 합류하는 보수대통합이 성사된다면 총선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오 시장이 “보수가 통합도 정치도 잘해서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께 희망을 드리도록 더 노력하자”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윤상현 의원 역시 “한동훈·이준석·오세훈 모두 지향점이 같은데 장동혁 대표하고 같이 가는 보수대통합으로 가야 다음 집권세력이 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고 물리는 앙숙관계…차기주자 신경전 속 오세훈 거중 조정 역할
문제는 보수 차기주자들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장동혁 대표부터 시작해 이준석, 한동훈까지 다 통합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데 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차기 4인방의 관계는 각자 정치적 앙숙에 가깝다.
우선 오 시장과 장 대표의 구원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지원유세를 거절했고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사태 이후 서울시장 재선거까지 주장했다. 또 장 대표와 한 의원은 불구대천의 원수다. 장 대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친한계 핵심이었지만 ‘윤석열 탄핵’ 이후 절연했다. 이 의원과 한 의원 역시 감정의 골이 깊다. 이 의원은 한 의원을 향해 “천박한 법 기술자”라고 비난했고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오세훈 대변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오 시장과 한 의원의 관계는 나쁠 것도 없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향후 제로섬 게임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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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오 시장이 “이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다는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 여러분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이라는 단체장의 특성상 여의도 정치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서울시정에 집중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성공신화처럼 뚜렷한 업적을 남기면서 현 정부 최대 실정인 부동산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경우 정치적 위상과 입지는 더욱 높아진다. 이는 여의도 정치에 매몰된 보수진영의 분열 해소와 보수대통합 진전을 이뤄낼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 시장의 대망론이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연 오 시장은 ‘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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