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실존 인물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씨가 책 ‘소년이 온다’를 광주시에 기증했다.
광주광역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13일 오후 전일빌딩245 1층에 ‘소년이 온다’ 미니북카페를 마련하고 개소식을 치렀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학 열사 김길자 씨를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이 참석해 기증식을 가졌다. 김씨는 이날 문재학 열사의 부친 고 문건양 씨가 생전에 아들을 기리며 읽다가 흘린 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소년이 온다’ 소설책을 광주시에 기증했다.
문건양 씨는 2022년 세상을 떠났다. 2014년 책이 출판되자 수십권을 구매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기증한 책에는 문 씨가 빨간색으로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고 ‘동호’라는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고 ‘문재학’이라 쓰면서 아들을 그리워한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
광주시는 기증받은 ‘소년이 온다’ 소설책 사본을 광주시 공공도서관에 전시해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북카페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책을 보면 아버님의 눈물방울이 떨어져 잉크가 번진 부분도 있고, 아들의 이름을 적어둔 부분도 보인다”며 “어렵게 책을 기증하신 만큼 어머님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열사와 5·18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학 열사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상업고등학교(현재 광주동성고) 1학년으로, 시민수습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옛 전남도청에서 사상자들을 돌보고 유족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어머니가 아들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왔으나 오히려 문재학 열사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며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끝까지 도청에 남아 투쟁했으며 5월27일 새벽 계엄군의 총격에 산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