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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피해구제법 개정안 통과…설명 의무·보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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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4.23 18:07:23

7일 내 사고 경위 설명 의무화
의료진 사과·공감 표현 증거 제외
형사책임 완화·공소 제한 특례 적용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환자에게는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 회복을, 의료진에게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이 법제화됐다. 분쟁 해결 절차와 보상 체계를 전반적으로 정비해 환자 보호와 의료진 부담 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보건복지부는 23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부터 분쟁 조정, 보상, 형사 부담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제도 개선을 담았으며, 의료계와 환자·소비자단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개정안은 사망이나 의식불명, 중증장애 등 중대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이 사고를 인지한 날부터 7일 이내에 환자나 보호자에게 경위 등을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설명 과정에서의 사과나 공감 표현은 재판상 불리한 증거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 의료진의 적극적인 소통을 유도했다.

분쟁 조정 절차도 개선됐다. 환자에게 변호사를 지원하는 ‘환자대변인’ 제도와 조정 과정을 점검하는 옴부즈만이 법제화됐고, 조정 기일 확대와 재감정·추가 감정 신청권이 명시됐다. 또한 한쪽 신청만으로 절차가 시작되는 자동개시 대상에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관련 사고가 포함돼 환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의료진의 진료환경 안정화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고, 국가가 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됐다. 특히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의 고액 배상보험에 대해서는 국가 지원이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기존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는 폐지되지만, 시행 이전 청구 건은 종전 기준을 적용해 보상 공백을 최소화했다.

아울러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도 확대된다. 보상 대상이 기존 분만사고에서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전반으로 확대되며, 구체적인 범위는 향후 하위법령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의료진의 형사 부담 완화 조치도 포함됐다.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서 중과실이 없는 경우, 책임보험 가입과 설명 의무 이행, 손해 전액 배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공소 제기를 제한하고, 기소되더라도 재판부가 형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상해 사건의 경우에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특례가 확대됐다.

정부는 향후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고위험 의료행위와 중대한 과실 여부를 사전에 심의하는 등 수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일 계획이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되며, 세부 기준은 의료계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마련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환자 권익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의료사고 안전망을 통해 신뢰받는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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